어떤 사람이 가지고 있던 도끼를 잃어버렸다. 누군가 훔쳐간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다 암만해도 옆집 아이가 의심스러웠다. 자기를 만나면 슬금슬금 도망치려는 듯한 태도나 말투가 어딘가 겁을 먹고 있는 듯했다. 이웃집 아이가 도끼를 훔친 도둑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느 날 나무를 하러가 땅을 파헤치다 잃어버린 도끼를 찾았다. 자기가 나무를 하러 갔다가 놓아두고 잊어버린 것이다. 다음날 옆집 아이를 보니 동작과 태도가 전혀 훔친 사람 같지 않았다.

 의심이 암귀를 낳는다( 疑心暗鬼)는 얘기다. <열자> ‘설부편’에 나온다.

 때에 따라 동일한 대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은 그때마다 마음의 주인이 다르게 때문일 것이다.

 마음의 주인은 항상 변하는데, 어느 날은 정의가 어느 날은 탐욕이 어느 날은 진실이 또 어느 날은 거짓이 마음의 주인으로 자리 잡는다. 어느 작가의 표현처럼 강아지의 순한 눈빛을 보며 천사 같은 미소를 짓고 송아지의 연한 고기 빛을 보며 야수처럼 군침을 흘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둘 다 어린 생명일진데.

 우린 둘을 전혀 다르게 대하면서도 둘 다를 애정 한다. 사람의 옳고 그름도 이와 같다. 나의 옳고 그름은 상대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야권이 정계개편의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중도통합을 놓고 안철수 대표와 호남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바른정당은 유승민 의원과 김무성 의원이 이미 결별수순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특히 자유한국당은 서로의 치부를 들추며 서로 당에서 나가라는 홍준표 대표와 친박계의 핵심인 서청원 의원의 입싸움이 치열하다. 미래권력을 놓고 모두 한 배를 탄 동지에서 적으로 등을 돌리는 진흙탕 싸움이어서 국민들의 눈살은 저절로 찌푸려진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타인을 공격할 때 마다 우리는 한 명 한 명 내 목숨을 구해줄 수도 있는 귀한 사람을 잃는다. 세상에 그것보다 더 큰 상처나 실패는 없다. 사람을 따듯하게 맞이하라. 그는 변장한 채 당신을 찾아온 천사일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또 한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무능한 자가 야망을 가질 때 가장 위험한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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