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인천시 남구노인문화센터에서 지역 노인들과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세대공감 토론회’를 진행하며 평소 가지고 있던 각자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26일 인천시 남구노인문화센터에서 지역 노인들과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세대공감 토론회’를 진행하며 평소 가지고 있던 각자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청년들이 공공장소에서 대놓고 스킨십을 심하게 해. 애정표현이 너무 노골적이란 말이야. 인하대 앞이라서 그런지 학교에 오가는 학생들을 보면 눈살이 찌푸려져. 손을 잡는 거나 어깨에 손을 올리는 건 예뻐. 하지만 뽀뽀는 아니지. 낮이고 밤이고 없이 한다니까."

인하대학교 주변인 인천 남구 용현동에 거주하는 양망례(74) 할머니는 학생들의 진한 애정표현이 늘 못마땅했다. 그렇다고 학생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대중교통을 타면 어르신들이 무조건 앉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어르신들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당연한 듯 앉고요. 그런 점들이 젊은 세대와 다른 점인 것 같아요."

인하대 한지민(19)학생은 노인들이 어른으로서의 자식이나 손자 같은 학생들을 배려하기 보다는 당연한 예우만을 바라는 것은 아니냐는 애교(?)섞인 불만을 터뜨렸다.

지역의 청년들과 노인들이 서로의 다름을 이야기하고 차이를 좁히기 위해 남구노인문화센터가 26일 센터 강당에서 마련한 원탁토론회에서 나온 지역 노인들과 인하대학생들이 나눈 대화다.

이날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된 토론회에는 센터를 이용하는 지역 노인 29명과 인하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학생 24명 등 총 53명이 서로가 생각하는 인식 차이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참가자들은 서로의 ‘다름’에 대해 이야기했다.

학익동에 거주하는 허춘(68) 할아버지는 "나는 아들딸과 함께 사는데 내가 사회생활 경험을 얘기하면 애들은 잔소리로 치부한다"며 "우리는 옳은 길을 제시하는 건데 들을 수 있는 인내심이 없다 보니 잔소리로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년들의 생각은 달랐다.

신동현(20) 학생은 "어른들의 잔소리를 들었을 때 무조건 옳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일부 보수적인 어른들은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훈화로 자신들의 의견이 무조건 옳은 것처럼 말한다"고 토로했다.

세대 간 ‘다름’이 있었다면 ‘닮은 점’도 찾을 수 있었다.

이영훈(20) 학생은 "세대 간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며 "소중한 자리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원탁토론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