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6·8공구 개발이익 환수 관련 제2차 행정사무조사가 26일 인천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려 조동암 인천정무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송도6·8공구 개발이익 환수 관련 제2차 행정사무조사가 26일 인천시의회 운영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려 조동암 인천정무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증인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정대유 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이 제기한 ‘블랙 커넥션’ 의혹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궁에 빠지는 분위기다. 정 전 차장 본인조차도 의혹의 실체를 밝혀 진실에 한 발짝 다가서기 보다는 비유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뒷걸음질치고 있는 형국이다. 26일 열린 인천시의회 송도 6·8공구 개발이익 환수 관련 조사특별위원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진실에 접근하기보다는 정략적 공방이 벌어졌다.

정 전 차장은 이날 조사특위에서 "페이스북에 언론과 사정기관, 시민단체들이 업자와 한 통속으로 놀아난다고 올린 대목은 은유적인 표현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은 전·현직 시장에 대한 배임을 쓰려고 했는데, 그렇게 표현을 할 수가 없었다"며 "현직 공무원으로, 인천시 지방공무원으로 그렇게 적시를 할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한 통속으로 놀아났다는 것은 대가가 오고갔다는 것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대가를 쉽게 말해 ‘찹쌀떡’이라고 하면 이 떡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권한을 가진 인천시이고, 나머지 언론, 사정기관, 시민단체는 떡은 못 먹고 떡고물 정도는 먹지 않을까 해서 그렇게 표현했다"고 말했다.

정 전 차장이 발언을 마치자,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유제홍(한국당·부평2) 조사특위 위원장은 "정대유 전 차장은 조사특위에서 발언을 할 때 추측성으로 하지 말고 정확한 사실을 가지고 발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고, 박병만(민주당·비례) 위원은 "정확한 사실에 의거해 얘기를 하지 않으니 의혹이 증폭만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선(한국당·옹진) 위원은 "정대유 전 차장은 조사특위에서도, 국감에서도 본인이 제기한 검은 커넥션에 대해 이리 빼고 저리 빼며 시원한 답이 없다"며 "지금도 전·현직 시장에게 배임 혐의가 있다고 만 주장하는데, 어떻게 물증도 없고 심증만 가지고 배임이란 말을 쓰냐"고 꼬집었다.

이처럼 정 전 차장의 의혹은 해결 없이 몸집만 불려 나가고 있는 데다 여야 정치권의 정쟁으로까지 급속히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민의당 인천시당은 송도 6·8공구 토지 헐값 처분 기도, 특혜 합의서 체결, 합의서 작성의 위법과 합의서 작성자의 불법 취업, 부당한 인사권 남용 등의 이유로 안상수·송영길 전 시장과 유정복 시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자 송 전 시장이 입장 표명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안상수 전 시장은 송도 6·8공구 228만㎡를 3.3㎡당 240만 원에 팔았고, 유정복 시장은 34만㎡를 3.3㎡당 300만 원에 팔았다"며 "저는 토지리턴제 계약으로 34만㎡를 3.3㎡당 810만 원에 팔았고, 당시 시장가격보다 높아 최선의 계약을 체결한 것이 명백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송 시장의 계산법에는 오류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토지리턴 부지인 A1(195%)·A3(230%)·R1(800%)의 용적률을 따져 토지가를 다시 계산하면 3.3㎡당 290만여 원에 매각한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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