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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기 (사)인천언론인클럽 명예회장
요즘 정치권에서 경인아라뱃길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내용인즉 투자금 회수와 적자 운영이다. 총예산 2조7천억 원을 들여 만든 경인아라뱃길이 개통 5년 차를 맞으면서 당초 계획에 차질을 빚으며 매년 수십억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을 이용한 내륙화물 운송으로 친환경 녹색 물류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로 건설한 경인아라뱃길이 애물단지로 헤어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연간 화물량은 지난해 목표가 8천537t이었으나, 실적은 762t(8.9%)에 불과했다. 여객실적도 13만 명에 불과해 계획 60만9천 명보다 21% 수준에 머물렀다. 아라뱃길 투자금도 3조214억 원을 회수할 계획이었으나, 지금까지 1조6천억 원(54.6%)에 그쳤다. 항만시설 관리권 매각 목표는 1조831억 원이었으나, 겨우 540억 원 상당만 매각돼 목표대비 5.5%에 머물렀다. 또 현재까지 회수된 투자금 대부분은 국고 지원(4천603억 원), 단지 분양(1조1천391억 원)을 통해 마련됐을 뿐 항만과 관련된 것은 회수가 거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 의원은 "아라뱃길은 앞으로도 하천 항만 관리를 위해서 매년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데 투자금은커녕 운영비 회수도 요원한 상황"이라며 투자금 회수를 위한 별도의 계획이나 향후 관리 계획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한강과 서해를 안전하면서도 빠른 뱃길로 연결하려는 경인아라뱃길 개척 노력은 최초 800년 전인 고려 고종 때 시작됐다. 당시 각 지방에서 거둔 조세를 중앙정부로 운송하던 항로는 김포와 강화 사이를 거쳐 서울의 마포로 들어가는 항로였으나, 만조 때만 운항할 수 있었고, 강화 손돌목 등 심한 조류 등으로 인해 뱃길이 매우 험했다. 이에 안정적인 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고려는 손돌목을 피해갈 수 있도록 인천 앞바다와 한강을 직접 연결하기 위해 인천시 서구 가좌동 부근 해안에서 원통현(일명 원통이 고개)과 지금의 굴포천을 거쳐 한강을 직접 연결하는 역사상 최초의 운하를 시도했지만, 원통현 400m구간의 암석을 뚫지 못해 운하건설 시도는 실패로 끝냈다.

 이후 간헐적으로 운하건설이 계속 추진돼왔으나, 인력과 기술의 한계로 좌절돼오다 경인 지역의 급격한 도시화와 지역개발로 이 역시 중단됐다. 그러다 1987년 굴포천 유역의 대홍수로 큰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하자 홍수량 일부를 서해로 방류하는 굴포천 대책을 수립하게 됐다.

 굴포천 유역은 (인천 계양, 부평, 경기 부천, 김포 등)40%가 한강 홍수위 이하의 저지대로 평상시에는 하천물이 한강으로 흐르나 홍수 때에는 한강수위가 굴포천 수위보다 4m 이상 높아 자연 배수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홍수피해 방지를 위해서는 서해로 직접 방류하는 방수로 건설이 필수적이었다. 이 같은 절대적 건설의 필요성은 1995년에 이르러서야 경인운하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그간 환경 단체의 반대와 경제성 논란 등으로 수년간 지연돼오다 2008년 국가 정책조정 회의에서 민자사업에서 공공사업으로 전환하기에 이르러 2009년 첫 삽을 뜨게 됐고, 2011년 마침내 국민들 앞에 경인아라뱃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경인아라뱃길, 한강하류에서 서해로 연결되는 대한민국 최초의 운하다. 천년의 약속이 흐르는 뱃길, 우리 민족의 염원이었다. 세계 3대 운하인 ‘수에즈 운하, 파나마 운하, 코린트 운하’ 이들 운하들도 불리한 지형을 뚫고 선박의 항로를 단축할 목적으로 건설됐다. 지금의 손실을 이유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미래의 국토 균형을 위해서도 당초의 계획대로 서울의 마포나루까지 운행해 서해에서 갓잡은 신선한 어류를 서울시민들이 접할 수 있는 그림을 반대할 국민은 없다. 뱃길 따라 펼쳐지는 그림 같은 지금의 자동차, 자전거 전용도로, 운하 주변에 전개되는 아름다운 수향8경의 친수공간을 계속 보완해 세계 속의 명소로 자리잡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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