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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미숙 경기도의회 의원
물오른 단풍을 즐겨보기 위해 북한산을 오른 적이 있다. 북한산성 입구에 도착해보니 의상봉이 위풍당당하게 필자를 맞이한다. 뾰족한 삼각봉과 부드러운 원효봉도 단풍을 붉히며 타오르고 있다. 북한산을 오르다 보면 보릿고개를 겪지 않으려 열심히 도토리를 모으는 다람쥐도 볼 수 있고 북한산성을 만날 수 있다. 북한산성의 역사적 숨결을 느낄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북한산성은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과 서울의 북쪽 일대에 있는 백제시대∼조선시대 산성(사적 제162호)으로 백제가 위례성(慰禮城)을 도성으로 삼았을 때 도성을 지키는 북쪽의 방어성으로 고구려·신라 사이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삼국이 주인을 바꿔 가며 점령한 곳이다.

 백제는 고구려의 남진을 주력군을 주둔시킴으로써 저지했고 근초고왕 때 북정군의 중심 거점으로 삼기도 했지만 고구려 장수왕이 북한산성을 포위하고 함락시켰다. 그 뒤에 북한산성을 점유한 신라는 진흥왕 때 북한산 비봉에 순수비(巡狩碑)를 세우는 등 북한산성은 삼국의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고려시대에도 북한산성은 전략적으로 중요시됐는데 거란의 침입에 대응하고 이곳에서 몽골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였으며 조선시대에도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외침이 연이어 일어나자 북한산성은 도성의 외곽을 지키는 산성으로 자리매김했다.

 북한산성은 실제로 숙종 37년(1711년 4월)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축성되기 시작했는데 그 축성적 특징은 성벽의 높이를 지형에 맞게 쌓고 여장은 돌을 한 장씩 쌓아 놓았으며 웅성과 포루는 쌓지 않고 성을 이중으로 쌓은 점이 특이하다 할 수 있다.

 지금은 남한산성에 이어 북한산성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축성된 북한산성을 한양도성과 함께한 훌륭한 산성으로서 남한산성과 더불어 그 소임을 다해온 조선시대의 대표적 산성이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치르며 적군의 화력에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술로 축성되고 숙종 때 이르러 축성 전문인력과 기술력이 집약된 조선시대 토목공학 기술의 결정체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고양시가 인력 및 예산지원 등 행·재정적 지원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필자는 이런 북한산성의 역사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지역 내 고장 분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알리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던 중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조선 19대왕인 숙종이 병자호란 때의 일을 잊지 않고 부국강병을 위해 북한산성을 재정비하는 과정에 대해 재미있는 연극과 노래로 해설도 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환영한다.

 총 20회에 걸쳐 북한산성의 역사를 하창지(북한산성 역사관), 원증국사 보우가 창건한 태고사, 중성문, 산영루 일대(선정비군·북한승도절목 등) 등 중요한 역사적 장소를 배경으로 그와 관련된 내용을 재미있는 연극과 노래로 해설해주고 더불어 판소리, 무예시범, 대금연주와 문화유적지 관련 퀴즈를 운영하고 있어 관람객의 즐거움을 더한다.

 필자는 북한산성의 유적지를 배경으로 한 역사 이러한 프로그램이 확대돼 부국강병의 호국사상에 대한 도민의 이해를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예능인 및 무명배우들의 재능 발산과 일자리 제공, 새로운 문화예술해설사 양성, 스토리텔링 보강을 위한 문화유산 입체감 확보로 도내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 제고와 관광객 증대 효과, 전통문화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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