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구 습지보호구역인 장항습지에서 멸종위기종인 재두루미와 큰기러기가 관측됐다.

29일 고양시에 따르면 2002년부터 장항습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사단법인 에코코리아 측은 지난 24일 장항습지에서 재두루미 8마리와 큰기러기 무리를 관찰했다.

재두루미는 천연기념물 203호로 멸종위기에 처해 국제적으로 보호를 받는 겨울 철새이며, 큰기러기도 야생생물 보호법에 따른 멸종위기종 2급의 겨울 철새다.

재두루미는 러시아와 중국 국경 지역 등지에서 번식하고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와 일본 등으로 이동한다.

이번에 발견된 재두루미들은 장항습지를 월동지로 선택할지 정찰하러 온 일종의 ‘선발대’로 판단된다.

장항습지는 동아시아∼대양주 철새 이동 경로에서 주요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다.

장항습지에서는 10년 전 재두루미가 200여 마리까지 관측됐으나 한강 하구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최근에는 20여 마리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동절기에 장항습지 철새 먹이주기를 처음으로 시행했다.

매뉴얼에 따라 먹이 공급을 진행한 결과, 지난 2월 24일 무논에서 먹이활동과 휴식활동을 하는 재두루미 약 100마리가 관찰되는 성과가 있었다.

시 관계자는 "주변 개발로 인한 서식지와 먹이 공급지 감소, 불규칙한 패턴의 먹이 공급 등 문제점을 인지하고 특별대책을 마련했다"면서 "장항습지 내 철새 월동 집단 개체 수를 늘리고 나아가 다른 철새들의 유입도 도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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