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대상 국정감사가 내년 인천시장 선거전에 불을 지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차기 인천시장 선거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박남춘(민주당·인천 남동갑) 의원 간 날선 신경전이 펼쳐져서다. 이들은 갖가지 지역현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며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27일 인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인천시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행안위 소속 박 의원은 유 시장이 최대 성과로 꼽는 재정건전화에 대해 자랑을 그만하라고 핀잔을 줬다.

그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한 재정위기 ‘주의’ 단체인 인천시는 아직 10조4천억 원에 달하는 부채가 남아 있다"며 "일시적 호조에 취해 샴페인을 터트려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선5기 때보다 세수가 2조3천억 원이 더 걷힌 데다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건설 등 대형시책사업이 없어 부채감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부채 많이 갚았다는 자랑보다는 전국 최하위인 사회복지예산을 늘려 시민을 위한 시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시장은 "재정건전화는 자랑스러워할 성과"라고 일축했다. 리스·렌트 차량 등록 확대 등의 시의 자체 노력으로 지방세가 늘어났고 아시안게임과 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도 사업비 4천400억 원을 부담했다는 것이다.

제3연륙교를 놓고도 설전이 오고 갔다.

박 의원은 인천시가 손실보전금 문제에 얽매여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고, 유 시장은 역대 시정부에서 손도 대지 못하던 것을 여기까지 끌고 왔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제3연륙교 건설은 내일이라도 당장할 수 있다"며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것처럼 적정한 통행료 산정과 그에 따른 수입으로 손실보전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니 용기 있게 빨리 시작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유 시장은 "제3연륙교는 제가 시장이 된 후 강력하게 추진해 설계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며 "현재 시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막판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인사 문제도 거론됐다.

박 의원은 유 시장이 내년 선거 준비를 위한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언론인 출신 인사를 시 산하 공사·공단과 특수목적법인(SPC)에 대거 중용하고 있다"며 "내년 선거를 대비한 언론 통제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고, 유 시장은 "인사는 흠을 잡으려면 한도 끝도 없다"고 되받아쳤다.

한편, 이날 국감은 감사반장을 비롯한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부 불참해 반쪽 짜리로 치러졌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