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차세대 산업혁명시대다.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으로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이 그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은 18세기 기계화의 시대였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 에너지 기반이었다. 컴퓨터·인터넷 기반의 지식정보혁명은 3차 산업혁명으로 크게 분류한다. 최근에는 알파고가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펼치며 인공지능의 기술 도약을 전 세계에 알렸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빅데이터 활용도 보편화 됐다. 드론과 자율주행차는 이미 일상생활에 적용된 지 꽤 됐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는 의미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을 활용해 실제와 가상을 통합한 사물을 자동·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물리시스템은 이미 구축돼 현실화 하고 있다.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이나 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등과 융합해 현실 속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사물을 지능화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본보는 ‘경기 정명(定名) 천년’을 맞아 경기도의 지원을 받아 시대의 핫이슈이자 미래산업의 가늠자로 등장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전문가 12명을 만나 향후 산업의 흐름과 생활의 변화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초연결사회,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할 미래

일상생활의 한 부속품이 된 스마트폰을 몸의 일부처럼 느끼며 살아가는 신인류가 등장했다. 학자들은 이를 ‘포노사피엔스’라 칭한다. 포노사피엔스은 4차 산업혁명과 깊숙한 관계를 맺고 있다.

기자는 지난 24일 포노사피엔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최재붕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를 만났다. 그는 차세대 리더 기계공학자이자, 2005년부터 진화론, 심리학, 사회학, 소비행동학 전문가들과 융합하며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트렌드 연구와 스토리 발굴에 노력해 온 인물이다. 최 교수는 현재 국회 제4차 산업혁명포럼 ICT 신기술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하는 미래 제품 디자이너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과 그로 인한 생활 변화 : 초연결사회(기물과 사물의 연결)’라는 주제를 설정하고 최 교수를 연구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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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경기도에는 현재 포노사피엔스 시대를 이끌어 가는 메모리와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기업이 집중돼 있는 등 4차 산업의 생태계가 거대하게 형성돼 있다"며 "여기에 더해 SNS에서 자발적인 ‘좋아요’를 가장 많이 이끌어 낼 수 있는 K-POP 콘텐츠, K-뷰티 등을 갖추고 있으나 이를 융합해 스토리 있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게 아니라 제조 및 전시회 등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지원으로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주어진 4차 산업 환경의 가치를 융합해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라며 "4차 산업과 관련된 각각의 기술개발에만 몰두할 게 아니라 변화한 소비자의 콘셉트를 도입하고 시장의 변화라는 본질적인 혁신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차 산업혁명은 왜 중요한가

▶현재 가장 영향력 있는 글로벌 5대 기업은 1위 애플, 2위 구글, 3위 마이크로소프트, 4위 페이스북, 5위 아마존이라 생각한다. 기존 시장 생태계의 맹주였던 기업의 영역을 이 새로운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파고들기 시작했고, 자본은 이를 선택했다. 생태계 변화로 매출이 증가하니 투자 자본이 모였고, 기존 기업들은 자본이 줄어들며 시장 전반에 엄청난 변화가 왔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시장혁명을 주도한 포노사피엔스의 등장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이들의 행동 패턴은 주로 터치에서 시작되고, 스마트폰 터치는 기록된다. 기업들은 상식이 아닌 터치를 통해 축적된 데이터로 소비자의 기호를 예측한다. 현재 중국은 하루 1억 명이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며 이들이 실시간으로 무엇을 사는 지 파악해 비즈니스에 활용한다고 한다. 따라서 빅데이터가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이 됐고, 이를 이용해 비즈니스를 혁신시키는 게 바로 인공지능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초연결 사회는 무엇인가

▶인류의 변화는 다양한 사회 변화로 이어져 왔다. 다시 말해 우리 인류는 산업혁명을 거치며 인간 중심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전기, 컴퓨터, 스마트폰 등 신문명을 탄생시켰고, 이는 지속적인 세상의 변화로 이어졌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은 사람이며 핵심은 ‘초연결사회’라 할 수 있다.

초연결사회는 인터넷, 통신기술 등의 발달에 따라 네트워크로 사람·데이터·사물 등 모든 것을 연결한 사회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기기, 기기와 기기가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회,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나 만물인터넷(Internet of Everything)등을 기반으로 구현된다. 스마트홈, 스마트카 등이 대표적인 예다. 초연결사회는 개인, 커뮤니케이션 뿐 아니라 여론 형성과정, 정책 결정, 의사결정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시 말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등의 다양한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산업 등과 결합돼 초연결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 초연결 사회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뉴스는 언론이 정해 줬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해 터치 하나로 중요한 뉴스를 선택할 수 있고, 쌍방향 소통도 가능해졌다. 콘텐츠에 대한 막대한 파급력은 메이저 언론사가 아닌 유튜브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가 갖게 됐고, 콘텐츠 생산자들도 개개인으로 확대됐다. 이젠 개인 채널을 통해 대량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파한다. 초연결사회는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시장을 개척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며 더욱 촘촘하게 연결된 세상을 만들 것이다.

인류는 기억하고 싶은 순간을 눈으로 보고 뇌로 기억해 왔다. 하지만 이젠 스마트폰을 통해 저장하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확산시킨다. 인간 지능의 역할을 일부 대신하는 것이다. 즉 보는 기관이 눈에서 사진기로, 기억의 장소는 뇌에서 SNS로 확장됐고, 좋아요와 싫어요 등 실시간으로 감정을 소통한다.

-신인류 포노사피엔스의 의미

▶4차 산업혁명에서 포노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전화기란 의미)의 등장이다. 인지혁명을 통해 등장한 호모사피엔스(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개념을 빗대 탄생한 신조어다. 포노사피엔스는 신문명을 주도하는 소비자이자 초연결사회의 중심이라 생각한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공간이 제약 없이 소통할 수 있고 정보 전달이 빨라져 편리한 생활을 하게 돼 스마트폰 없이는 생활하기 힘들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등장했다.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은 어떻게 활용되나

▶빅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조지 오웰의「1984」처럼 개인을 주시하는 빅브라더의 사회가 될 거란 우려도 있다. 하지만 경계만 하기에는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너무 커졌다. 빅데이터의 확장을 막기보다는 이를 활용하며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방어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새로운 문명이 시작됐으면 새로운 제도와 법이 필요하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에서는 이미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대폭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고 있다. 기존에는 기업이 상품을 만들어 대중에게 텔레비전 광고를 통해 판매해 왔다. 하지만 쌍방향 네트워크가 가속화되는 지금 대중은 텔레비전이 아닌 스마트폰으로 취향에 맞는 광고를 선별해 낸다. 대중 각자의 취향을 개인이 파악해 내기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인공지능 기반의 큐레이션(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를 목적에 따라 분류·배포하는 일) 서비스는 그들이 터치하는 걸 보고 딱 맞는 서비스를 제안해 줄 수 있다. 넷플릭스(인터넷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웹사이트)만 해도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7만에서 8만 가지의 영역으로 분류한다. 이후 각각의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를 제공해 만족도를 높인다. 이것이 인공지능이 추구하는 방향이다.

미래사회는 빅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트렌드를 인지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기업은 과거처럼 상식에서 출발할 게 아니라 트렌드와 데이터가 비즈니스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또 구인류와 신인류를 구별할 게 아니라 각각의 소비패턴에 맞게 비즈니스를 혁신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각각의 기호에 따른 소비영역이 달라지고, 이 영역은 과거와 달리 굉장히 세분화될 것이다. 따라서 신인류의 관점으로 시선을 옮기는 게 매우 중요하다.

글·사진=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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