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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규정 한국소방안전협회 경기지부장
현대사회는 사회·경제적 발전으로 국민의 다양한 욕구가 증가되고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시대로 화재뿐만 아니라 다양한 위험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반적인 안전관리시설이 필요하며, 동탄 주상복합 건물화재 등 최근 급증하는 대형참사에 범국가적으로 시설물 안전관리 및 국민안전 의식이 강화되고 있으므로 다소나마 건물 화재를 사전에 예방하고 화재 시 신속 대응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

 건물에 설치돼 있는 소방시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보통 소화기나 스프링클러 등을 생각하겠지만 필자는 자동 화재 탐지설비(이하 자탐설비)가 아닌가 싶다. 자탐설비는 화재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화재 발생 사실을 알려주는 설비이다. 자탐설비는 소방관계법령에서 건물 총면적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면 반드시 설치돼야 하는 설비이다. 그러므로 건물에 입주해 생활하는 입주자들은 자탐설비의 종류와 기본적인 구성요소, 동작 및 관리 방법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먼저 자탐설비란 화재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음향이나 불빛 등으로 건물 내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화재 발생 사실을 알려줘 초기에 피난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들인데 우리가 평소 들어 왔던 화재감지기, 발신기, 수신기 및 이에 부속된 음향장치와 시각경보 장치를 말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작동하는 것이 화재감지기이다. 화재감지기는 연기감지기와 열감지기로 구분되며 구획된 모든 실과 복도에 설치돼야 한다.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감지기가 먼저 작동되고 화재가 진행됨에 따라 열감지기도 작동된다. 이후 경비실·관리실에 설치된 수신기에 화재감지 신호가 통보돼 수신기에 내장된 주경종과 발신기에 부착된 지구경종에서 강한 소리로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린다. 따라서 실내, 복도 천장에 설치된 감지기에는 화재 시 화재감지가 잘 되도록 평소 장애물 등을 주변에 배치하지 않아야 한다. 또 화재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신기는 건물당 1개씩 설치되며 사람이 항상 거주하는 실내에 설치해야 하며 사람이 조작하기 쉬운 0.8 ~ 1.5m 사이에 설치해야 하고 수신기 주변에는 조작을 방해하는 물건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다음은 발신기에 대해 알아보자. 발신기는 자탐설비이긴 하지만 화재 발생 시 사람이 직접 발신기의 누름벨을 눌러서 화재를 알리는 수동식 설비이다. 발신기는 층마다 1개씩 설치하며 1개 층이 매우 넓으면 2개 이상 설치하기도 한다. 발신기를 누르면 해당 발신기에서 강한 경종소리가 울림으로써(이를 지구경종이라고 한다) 초기 화재진압과 주변사람을 대피시킬 수 있고, 누름신호가 수신기에도 동시에 전달돼 즉시 주경종이 울리면서 화재 발생 사실을 신속히 알려주는 설비이다. 수신기의 누름벨은 각종 오동작, 호기심 작동 등을 막기 위해 얇은 유리나 프라스틱판으로 보호돼 있는데 화재 시 여기를 강하게 누르면 보호판이 깨지면서 누름벨이 작동되는 것이다. 발신기 설치 높이는 수신기와 동일하며 주변에 조작을 방해하는 물건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음향장치와 시각경보 장치는 감지기, 수신기, 발신기 등과 같은 자탐설비에 부속되는 설비이다. 음향장치는 앞에서 언급한 주경종과 지구경종을 말하는데 주경종은 건물당 수신기 내에 1개만 설치돼 있고, 지구경종은 보통 각 층마다 설치된다고 보면 된다. 시각경보 장치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설비인데 복도, 통로, 객실, 거실 등에 설치하며 일반 공연장, 집회장, 관람장 등에도 설치된다. 또한 바닥으로부터 2 ~ 2.5m 사이의 높은 위치에 설치해 화재 시 강한 불빛으로 청각장애인들의 피난을 돕는 설비이다.

 지금까지 자탐설비의 종류와 작동원리 등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자탐설비는 건물에서 신경과 같은 존재이다. 건물관리자는 평소 이런 신경망이 잘 작동되도록 유지 관리해야겠지만 우리 입주자는 자탐설비의 개략적인 원리와 작동방법을 꼭 알고 있어야 한다. 화재는 예고 없이 찾아 온다. 우리는 항상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이런 대비태세는 평소 충분한 설비 이해와 훈련이 있어야만 가능함을 명심하고 우리 모두 동절기 화재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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