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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부 조작 관련 내용을 주고받은 A고교 교장과 교무과장의 문자메시지
학교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학교운영위원 등 유력 학부모 자녀들의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사립고 교장과 교감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북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경북지역 A고교 교장 B(59)씨와 교감 C(56)씨, 교무과장 D(54)씨 등 교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 등은 지난 2월 담임교사 등을 시켜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 입력한 재학생 5명(1∼2학년)의 생활기록부 내용을 출력한 뒤 수정사항을 표시해 고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다소 부정적인 ‘부모에게 의존적’이라는 표현을 ‘순종적이고 배려심이 많다’는 식으로 바꾸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생활기록부 출력물 상단에 빨간색 글씨로 해당 학생의 부모 직업을 적어 놓고 내부에서 구별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런 특혜를 받은 학생 중 2명은 부모가 학교운영위원회 소속으로, 학교 행정 전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인물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C교감이 B교장에게 ‘특히 꼭 전체적으로 봐야 할 학생을 좀 보내주세요’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면, B교장이 이를 D교무과장에게 보내 수정 내용을 확인하는 등 공모한 정황도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자기 아들의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경기도내 한 사립고교 교사 E(53)씨와 동료 교사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E씨는 2014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자신이 재직중인 학교에 다니는 아들의 생활기록부 내용을 과장하거나 허위사실을 기입한 혐의로 교육청에 적발돼 고발 조치됐다. 이 학교는 A고교와 같은 학교법인이며, 해당 학생은 실제로 지난해 수시모집을 통해 서울지역 사립대 보건계열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추가적으로 A고교 학부모와 학교 측이 사전에 공모했거나 대가성 청탁이 있었는지도 수사할 예정이다.

의정부=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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