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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한희 송도외과 당뇨병 클리닉 원장
한국인 당뇨병 유병률이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1970년대 당뇨병 유병률은 1% 미만이었으나 40여 년이 지난 지금 약 10%를 넘어섰고, 2016년 10월 국제당뇨병대사질환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2014년 한국인의 당뇨병 유병률은 13.7%라고 한다. 이와 같은 추세라면 2050년 국내 당뇨병 환자는 약 600만 명에 이를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본인이 당뇨병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당뇨병으로 진단은 받았지만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당뇨병의 조기 진단의 중요성과 적극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우선 당뇨병이 어떤 병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을 알고는 있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는 않다. 당뇨병을 말 그대로 소변에 당이 많이 나오는 병, 단순히 혈당이 높아지는 병이라고 알고 있는 이들도 상당히 많은데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당뇨병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부족하다.

 당뇨병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동원해 설명하자면 당뇨병은 인슐린 분비장애, 인슐린 저항성 및 간과 골격근의 대사(metabolism) 이상으로 혈당이 높아지게 되고, 동반된 지질 대사(metabolism) 이상 및 혈관 증식 이상으로 혈관병이 생기는 만성대사(metabolism) 질환이자 만성혈관병이다.

 위와 같은 어려운 설명 말고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위해 진료 시 당뇨병을 ‘빼빼로병’이라고 설명한다. 즉, 여러 가지 대사 이상으로 인하여 ‘빼빼로’ 과자에 초콜릿 물이 들 듯 고혈당으로 인해 혈관에도 초콜릿 물이 들고 이로써 혈관이 점점 좁아지며 문제가 발생하는 혈관병이라고 설명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당뇨병은 만성혈관병으로 미세혈관이 많은 눈, 콩팥, 신경에 문제를 일으켜 백내장이나 실명, 만성콩팥병, 만성신경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의 위험을 높아지게 한다.

 만성 혈관 합병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당뇨병의 조기진단이 중요하다. 당뇨병은 우리나라 사람들과 같은 동양인과 소수민족이 서양인에 비해 흔하다. 또한 국내 당뇨병 유병률에 대한 코호트연구 결과 40세 이상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게 증가한다. 그러므로 한국인의 당뇨병 선별검사는 40세 이상의 모든 성인 남녀에서 시행돼야 하며 매년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만약 과체중, 당뇨병의 가족력, 임신성 당뇨병이나 거대아 출산력, 고혈압 및 이상지질혈증 등의 당뇨병의 위험인자가 있는 사람은 30세부터 선별검사가 필요하다. 또한 급격한 체중감소, 입마름, 다뇨 등의 고혈당 증상이 있을 때에도 바로 병원을 방문하여 당뇨병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당뇨병의 조기진단만큼 중요한 것이 적극적인 혈당 조절과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관리와 치료이다. 당뇨병성 망막병증, 신증, 신경병증과 같은 미세혈관 합병증과 심뇌혈관 질환같은 만성혈관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당뇨병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와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혈당 조절 뿐 아니라 혈압관리, 고지질혈증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며 단백뇨 유무, 신경병증에 대한 평가 등 혈관병에 대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그리고 동일 연령대의 당뇨병 환자에서 암 발생률이 정상인에 비해 높기에 정기적인 간암, 췌장암, 대장암, 유방암 등에 대한 선별검사도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의 상당수가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국민 모두가 적절한 선별검사를 통해 당뇨병을 조기진단하고, 적극적인 치료를 통한 만성 합병증을 예방함으로써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한 가족, 지역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도움말=송도외과 당뇨병 클리닉 정한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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