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6일 치러지는 올해 수능에는 59만3천527명이 응시했다. 수험생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을 발휘해 각자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바란다. 청년들은 나라의 보배이자 기둥이다.

 여기까지 인생의 선배이자 동네 형, 아는 오빠의 입장에서 수능을 앞둔 청소년들에게 전한 격려의 메시지다. 하지만 지금 내가 전한 이 메시지가 수년 뒤 이들에게 거짓으로 전해질까봐 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최근 대한민국 젊은이들 사이에 취업 1순위로 꼽히는 소위 ‘공공(公共)’ 자가 붙은 기관들의 채용비리 소식이 쏟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이어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 강원랜드까지 경악할 수준이다. 전·현직 금융감독원 간부가 끼어 있고, 강원랜드의 경우 2012∼2013년 합격자 중 부정이 없는 경우가 5% 미만이란 소식까지 들려왔다.

 결국 CF 속 ‘내가 보는 건, 니 가능성이라고’란 대사는 우리나라 공공기관에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인 꼴이다. 낙하산 기관장에, 정권 실세들은 공공기관 고위직 인사에 개입했고, 그 막강한 권력은 신입 직원 채용에도 암세포처럼 자라났다.

 통계청의 고용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 8월 실업자 수는 전국 100만 명이다. 구직 단념자가 48만 명이고, 취업준비생도 70만 명이 넘는다. 참담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우리 가족, 이웃, 친구들 중에도 ‘취업만 할 수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사실 공공기관 인사채용 비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치 관행처럼 여겨져 왔다. 이번 기회에 공공기관의 인사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야 한다. 체계화하고, 법제화하고, 제도화해야 한다. 적발된 비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처벌해야 한다.

 지난해 국정 농단 사건으로 온 나라가 ‘이게 나라냐?’라는 탄식으로 뒤덮였다. 나라의 보배, 나라의 기둥, 미래의 주역인 우리 청년들에게 어른들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것이다. ‘이게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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