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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직 인천재능대학교 호텔관광과 교수
지난달 24일 폐막된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절대권력 시대가 막을 올렸다. 이 대회에서는 시 주석 집권 2기 출범과 지도부 인선, 그리고 정치 경제 사회 외교 등 향후 5년간 중국 대내외 정책의 거시적 방향을 전망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들이 언급되고 보고됐다.

 특이한 점은 이 대회 개막식에서 시 주석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신시대’를 천명하면서 무려 3만1천900여 자, 68쪽 분량의 보고서를 3시간 26분 동안 읽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신시대’란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새로운 단계로 전환한다는 의미로 궁극적으로는 중화민족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새로운 결의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당대회가 폐막되자마자 한중 양국 관계에 곧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7월 8일 한반도에 미국의 사드 배치가 공식 발표된 이후 1년 4개월 가까이 갈등으로 점철됐던 사드 뇌관이 곧 해소될 기미가 보이기 때문이다.

 다음 주 베트남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중 양국은 정상회담을 열기로 전격 합의했으며, 이 자리에서 양국의 최대 갈등 요인인 사드 문제가 원만히 타결된다면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는 다방면에서 해빙모드로 접어들 것이다.

 사실 사드 문제가 꼬이는 동안 국내외에서 자동차, 유통, 화장품 등 다방면에서 수많은 피해 사례가 보고되었지만 그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으로 인한 국내 관광산업이 아니었을까 여겨진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간 유커의 수는 31만8천682명으로 작년(72만6천266명) 동기 대비 56.1% 감소했으며, 올해 9월까지 누적 유커의 수는 319만2천248명으로 작년(633만4천312명) 동기 대비 49.6% 감소했다. 절반이 줄어든 셈이다. 이러한 유커 급감에는 중국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역사적인 중국 공산당대회가 폐막되자마자 사드 해빙 기운이 퍼지면서 다시 유커의 방한이 늘어날 조짐이 있는 것은 우리에게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최근 중국 허베이성의 한 여행사가 10월 말 인터넷을 통해 11월 한국 단체관광 상품 광고를 올리고 중국 대표 온라인 여행사이트인 ‘씨트립’에도 한국 단체관광 상품이 재등장할 뿐만 아니라 상하이 춘추항공, 길상항공 등 저비용 항공사들도 제주 노선 운항 재개를 발표하는 등 유커의 방한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사드 파동을 통해 우리나라 관광산업이 물론 큰 고통을 겪었지만 한편으로는 귀중한 교훈을 얻은 반성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 최근 몇 년간 유커가 급증하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장단기적인 비전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냥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측면이 반복됐다. 이에 한중 양국 관계가 얼어붙자마자 그냥 사지로 내몰리는 형국이 되었으며 이는 절대로 반복되지 않아야 할 뼈아픈 교훈으로 되새겨야 할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든가 최근 발표된 2016년 방한 무슬림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한국을 찾은 무슬림 관광객은 약 98만 명으로, 이는 2001년 20만 명 대비 4배 이상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한류를 타고 방한하는 동남아시아는 물론 멀리 중동 무슬림의 방한이 급증하고 있다. 차제에 한류의 세계화나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반으로 관광객 다변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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