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지관근 의원이 해방 이후 최초의 대규모 도시빈민투쟁이었던 1971년 ‘광주대단지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지 의원은 지난 3일 한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 ‘숨겨진 역사의 뿌리를 찾아서’ 코너에 출연해 당시 도시민의 처참했던 삶을 소개하면서 정부의 부실했던 철거 이주민정책을 꼬집었다.

지 의원은 방송에서 수진리 고개(현 수진동, 태평동 일대)를 소개하며 "이곳은 흘러내리는 토사로 질퍽대는 곳이었다"면서 "여기 사는 사람들은 ‘마누라는 없어도 장화 없이는 못 산다’고 할 정도였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4년 뒤면 광주대단지사건이 50주년이 되는데 성남시의 균형과 통합을 위해선 사건의 진상규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고, 올바른 대안도 세워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선 지난달 26일 지 의원은 당시 제일실업학교 교장이었던 최규성 옹과 조명천 성남문화원 초대원장과 만나 성남의 역사와 정체성 정립을 위한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또 올 초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광주대단지사건에 대한 실태조사 필요성을 강조하며 ‘역사 재조명 특별위원회’ 구성을 요구했다.

지 의원은 "빈민의 땅이던 성남에서 노점상과 이주노동자로 시작해 30년 넘게 살아온 시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내 고장의 뿌리인 역사 찾기에 함께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대단지사건은 서울시 무허가 판자촌 철거 계획에 따라 광주군 중부면(현 성남시 수정·중원구) 일대에 조성한 대단지로, 강제 이주당한 철거민 10만여 명이 1971년 8월 10일 생존권 대책을 요구하며 벌인 대표적 민중저항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주민 22명이 구속돼 형사처벌을 받았고 ‘폭동’이라는 오명이 붙었다.

한편, 4일과 5일에는 광주대단지사건을 형상화한 연극 ‘황무지’가 서현동 분당소극장에서 열려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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