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AP=연합】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미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유전자변형 곡물에 대한 수입금지조치를 고수할 전망이라고 EU 관리 및 외교관들이 지난 10일 밝혔다.
 
미 정부가 EU의 유전자변형 곡물 금수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유럽 각국 정부는 9일 브뤼셀에서 회의를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끌어내는데 실패했다.
 
당초 유럽 농업장관 및 환경장관들은 생물공학 작물의 표기 및 추적에 대한 정치적 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유전자변형 작물의 표기범위를 두고 각 국간에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오스트리아, 그리스, 룩셈부르크 등 6개국은 동물 사료나 옥수수기름까지 모두 유전자변형 식품표기를 해야 한다고 엄격한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는 지난해 미국의 요청을 수용, 금수해제 권고안을 통과시켰으나 15개 회원국 중 이 6개국은 권고안을 묵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옥수수 기름부터 동물 사료에 이르기까지 미국산 각종 유전자 변형작물에 대해 유럽이 4년째 시행중인 수입금지조치는 당분간 폐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피아 아렌킬드 EU 집행위 대변인은 “미국산 유전자변형 농작물에 대한 금수조치의 법적 근거는 없다고 본다”면서 “그것은 오로지 정치적 문제에 불과하다”고 규정했다.
 
유럽에서는 광우병에서 다이옥신 오염 닭고기까지 일련의 식품오염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유전자 변형 식품을 비롯한 식품 전반의 안전성을 강화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미 관리들은 유럽의 금수조치로 미국내 옥수수재배농만 연간 2억 달러 가량의 손실을 입고 있다면서 유전자 변형 농작물에 대한 금수조치를 해제를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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