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공유경제’라는 의미를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사용되지 않는 물품을 나눠 쓰거나 서비스를 함께 향유하는 뜻으로 우리의 뇌리에 와 닿는다. 자원 소유의 개념이 아닌 공유 개념으로의 접근이다. 신자본주의 시대, 날로 심화되고 있는 소득 양극화로 각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IMF 외환위기 이후 중산층의 몰락과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양산 등으로 사회 전반에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목소리가 매년 커지고 있다. 소득이 특정 집단에 집중되거나 물질이 사용되지 않고 낭비되는 현상을 개선하자는 외침이다. 이러한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개념으로 ‘공유경제’가 떠오르고 있다. 공유경제는 자원을 보유한 사람은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을 타인과 공유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사용자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대의 흐름으로 등장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해 경기도는 올해 초 별도 조직을 만들어 다양한 관련 사업 지원을 하고 있다.

 본보는 도가 선정한 총 5개의 공유경제 사업모델을 소개하고 공유경제가 제시하는 우리 경제의 발전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두레협동조합

지난 2013년 설립된 두레협동조합은 물건의 수명을 늘려주는 것이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야 할 지구를 지키는 일이라는 생각에서 다양한 재화를 재생산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청바지 업사이클링 사업과 생활용품 재활용 사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수공예 프리마켓, 공유카페인 ‘꿈손카페’를 운영해 경력단절 여성들의 창업의식을 고취시키는 사회적 기여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예비사회적기업이기도 한 두레협동조합은 버려진 청바지를 활용해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 내는 곳으로 유명세를 얻은 지 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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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레협동조합의 청바지 업사이클링 제품.
- 청바지 리사이클링

두레협동조합이 청바지를 재생산해 만들어낸 건전지 수거 주머니는 고양시가 구매해 주민들에게 공급하면서 건전지의 재활용 사업을 독려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생산된 청바지 주머니 소품을 주민들에게 제공하면서 고양시의 건전지 수거량도 크게 늘었다. 주머니를 만드는데 사용된 청바지는 모두 폐기처분 직전에 놓였던 헌 청바지를 이용해 만들었다. 고양노동복지나눔센터의 업사이클링 전문인력 양성과정을 이수한 주부들이 참여해 한껏 솜씨를 뽐내고 있다. 이곳에서 버려진 청바지를 이용해 만들어지는 제품은 건전지 수거 주머니 외에도 인형, 가방, 코사지, 앞치마, 냄비 손잡이 등 100여 가지에 달한다. 세상에 하나 뿐인 디자인을 갖고 새로이 태어나는 핸드메이드 청바지 활용 소품들은 아기자기한 모습으로 여성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독특한 디자인과 실용성을 겸비한 생활소품은 나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톡톡 튀는 개성이 살아있는 제품을 만들어 제공하는 한편, 개인의 특성에 맞는 주문생산이 가능하다는 점도 두레협동조합 청바지 리싸이클링이 가진 매력이다.

- 교복 물려주기

이곳 두레협동조합은 새 학기를 앞둔 시기에는 학생들이 교복을 저가에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복 물려주기 아나바다 행사를 주최해 기증받은 교복을 새로 입학을 하거나 교복이 작아져 못 입게 된 학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교복의 공유경제를 실천하고 있다. 특히 교복 상설매장을 운영하면서 바쁜 학부모들이 언제라도 방문해 아이들에게 입힐 수 있는 교복을 찾을 수 있는 점은 이곳만의 장점이다. 유명 브랜드 교복의 경우 시중에서 40만 원을 호가한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1∼2만 원이면 교복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은 학부모들의 주머니 형편에 단비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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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례협동조합의 손길로 되살아난 생활용품. <두례협동조합 제공>
곧 이주를 앞두고 있어 비싼 교복을 사 입히기 어려운 여건이거나 아이가 갑자기 성장해 교복이 맞지 않을 때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교복 상설매장은 버려지기 십상인 교복을 다시 새 주인에게 전달함으로써 공유경제를 실천하는 또 하나의 장이 되고 있다.

- ‘지구야 함께 살자’ 교육 강좌

두레협동조합은 단순히 저가의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공유경제 모델을 접하고 실현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는 기회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두레협동조합의 꿈손카페는 ‘지구야 함께 살자’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경기도가 올해 선정한 ‘공유경제 활성화 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커피자루 활용해 파우치 만들기’, ‘청빈티지 가방 만들기’, ‘안 입는 셔츠로 앞치마 만들기’, ‘카드 지갑 만들기’ 등 용도 폐기된 소품들을 통해 새로운 소품을 만들 수 있는 교육강좌가 1주에 두 차례 정도 진행된다. 교육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은 7천∼2만 원에 해당되는 저렴한 교육비만 내면 친절한 교육을 통해 직접 다양한 소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재주’를 가질 수 있게 된다.

# 2017년 경기도 공유경제 활성화 사업

 민간의 공유경제 사업을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고 공유가치 중심의 경제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로 경기도가 올해 실시한 사업이다.

 신청 대상은 공유경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추진하는 협동조합, 중소기업, (예비)사회적 기업 등이다.

 1개 사업당 2천500만∼3천 만원의 예산이 지원되며 신청 대상은 지원액의 5∼10%를 자부담하면 된다.

 올해 3차례의 공모를 통해 13개의 보조사업자를 선정, 총 3억 원 가량의 보조금이 지원됐다.

 경기도는 보조금을 통해 공유경제를 비즈니스 모델로 하는 단체 및 기업을 발굴·육성하는 한편 공유를 통합 지역사회 문제 해결 및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내년에는 사업을 더욱 확장해 발굴과 보조금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육성과 판로 개척, 마케팅 지원 등 스타트업에 있어 필요한 제반사안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민간 공유기업의 발굴·육성을 통해 기업 경쟁력 강화 및 공유경제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공유기업의 유휴자원 및 정보 공유를 통한 비용감소, 수익창출 등 경제적 효과 증대 및 지역경제 활성화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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