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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화 경기도의원
최근 사회 전반적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필요성과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인식의 제고로 우리 사회 여성들의 활동은 더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여성 상위시대’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는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과거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일 뿐이며, 우리 사회에서 많은 여성들은 여전히 정치·사회·경제적으로 남성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 여성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가 구현되기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도 멀고, 해야 할 일도 많이 남아 있다. 여성가족부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여성들이 지역정책과 발달 과정에 성별에 따른 차별 없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혜택이 모든 주민들에게 고루 돌아가도록 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성장과 안전이 함께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각 기초지자체가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해 수립해 제출한 계획에 대해 향후 5년간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 추진 계획을 여성친화도시 조성 기반 구축, 추진 계획 내용, 기대효과 등을 주요항목으로 종합 평가해 여성친화도시를 선정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 확대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가 행·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현 시점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성친화도시 운영과 관리에 있어 현실적인 한계와 문제도 드러나고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여성친화도시 구축과 지정을 위해 다양한 계획과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음에도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목표나 목적·방향만 제시될 뿐 이를 기반으로 한 구체적인 사업 내용 즉, 업무 매뉴얼이 부재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높다. 여성친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하는 담당자들은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개념이 낯설고 명확하지 않아 이를 실제 정책화하는 데 있어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그것은 여성친화도시가 하나의 특정분야에 한정돼 있는 사업이나 정책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여성친화도시는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여성들이 생활하는 도시를 안전하게 하고, 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하며, 여성들이 보다 더 편리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물리적 환경을 개선하는 것에서부터 교육·일자리·돌봄 등 여성 친화적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사회복지 서비스 개선까지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한 정책은 모든 영역의 정책과 맞물려 있다. 즉, 여성친화도시는 정치·사회·경제적으로 종합적인 계획이 이뤄져야 하는 만큼 얼마나 체계적으로 협업이 가능한가가 여성친화도시 조성의 성공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여성친화도시 조성을 위한 사업 분야는 지자체 내 각 부서별 협업뿐만 아니라 민간단체와 시민의 참여가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는 만큼 다양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다.

 여성친화도시 조성이 성공적으로 자리 잡고 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잘 담아내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단순히 여성을 배려하는 몇 가지 사업만으로 여성친화도시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도시 전반에서 여성이 배제되지 않고 모든 정책에 있어 성주류화로 유도할 수 있도록 여성이 주체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이에 현실적인 방법으로 여성친화도시 서포터스단 운영으로 온·오프라인의 활동을 장려하고 여성 친화적 도시 조성을 위한 지역사회 내 시설이나 정책 서비스에 대해 자유롭게 개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매우 효과가 클 것입니다. 도시 내에서 여성 배려가 부족한 공간적 요소들과 시민의식, 현실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행정 및 제도 등을 개선하기 위해 여성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는 다양한 정책 참여 기회가 중요한 만큼 시민참여단 활성화를 통한 민간 거버넌스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는 민간 거버넌스 확립은 여성들이 사회 전반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며, 그들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만드는 첫 번째 단계다. 이를 통해 여성의 경험이 수렴되고 성주류화의 과정 속에서 결정된 사항들을 실천함에 있어 여성 스스로가 실천의 주체가 될 것이다. 그런 기반이 갖춰진 사회가 곧 여성친화도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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