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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묘진 강화군선관위 지도·홍보주임
음식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무엇일까?

 바로 ‘소금’이다. 음식에 들어가는 소량의 소금은 재료 고유의 맛을 내게 하고 전체적으로 음식 맛을 신선하고 감칠맛 나게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인간이 신체적으로 나트륨을 섭취하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소금이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영양소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정치에서도 ‘소금’에 비유될 수 있는 필수적 영양소가 있다. 바로 ‘정치자금’이다. 그러니 ‘정치자금 후원’은 정치에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 ‘정치자금’이라는 화두를 던졌을 때 돌아오는 반응이 긍정적일 확률이 얼마나 될까?

 각종 장르의 영화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인 ‘검은 돈’으로 비춰지는 ‘불법 정치자금’, 이 클리셰의 빈번한 연출은 실제 언론포털 등에 종종 등장하는 정치인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부정청탁, 비자금, 정치자금법 위반 등 이슈와 전혀 무관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정치인의 정경유착 폐단이 대다수의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자금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으로 점철되게 한 것도 사실이다. 하물며 정치자금 후원이라니?

 국민 다수가 정치자금 후원을 망설이게 되는 것은 한국 정치권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반감, 실망 등으로 얼룩진 결과이겠지만 필자는 국민들에게 정치자금 후원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와 정치자금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그렇다면 정치자금 후원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입법활동, 정책개발, 조직운영 등 정치활동에는 막대한 정치자금이 소요된다. 그 때문에 벌어진 각종 정경유착 악습과 정치자금 폐단 등으로 인한 반성에서 현행 ‘정치자금법’은 법인·단체의 기부행위를 금지하도록 개정되게 이르렀다.

 그 결과 막대한 정치자금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휘두르던 음지의 관행은 점차적으로 사라지게 되었으나 법인·단체의 기부가 금지된 것은 한편으로는 정치 활동에 필요한 비용 부족을 초래하게 했고 정치인의 경제적 후원에 대한 갈증을 커지게 했다. 그리하여 ‘소액다수의 정치후원금 기부’가 더욱 절실해진 것이다.

 특정 소수 계층의 막대한 자금보다는, 소액이지만 국민 다수가 기부하는 정치자금은 다음과 같은 긍정적 의미를 가진다. 정치자금은 정치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므로 정치인은 후원인의 의견을 묵살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수의 의견을 정책화하기 위해서는 소액다수의 기부가 더없이 중요하다. 이것이 대의제 민주주의하에서 국민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반영하게 할 수 있는 적극적인 정치 참여 방법인 것이다.

 정치 후원의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에 접속해 신용카드, 신용카드 포인트, 계좌이체, 휴대전화 결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후원금을 기부할 수 있다. 또한 기부자에게는 정치후원금 기부 시 10만 원까지는 전액, 1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는 일정비율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돼 있다.

 이렇게 기부한 정치자금이 공정하게 쓰이고 있다는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구축도 중요할 것이지만, 공정한 정치자금의 운용을 감시하기 위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 또한 더없이 중요할 것이다.

 최근 정치적 이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부상하면서 특정 정치인의 후원금 모금이 마감됐다는 소식을 SNS, 언론기사 등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는 정치후원금 제도가 제 역할을 다하는 정치인에게는 정치적 지지와 격려의 수단이 되고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하는 정치인에게는 채찍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일 것이다. 건전하고 성숙한 정치문화로의 발전은 국민의 자발적인 정치후원금 기부 문화가 저변에 자리 잡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손으로 직접 정치에 ‘소중한 후원금’이라는 ‘소금’을 공급해 애정어린 격려와 지지를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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