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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인천 송도LNG생산기지에서 LNG하역 중 저장탱크 1호기의 압력이 급격히 올라가며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인천 송도LNG생산기지에 시관계자와 여야 국회의원들이 방문해 기지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한국가스공사 인천기지본부(이하 인천기지본부)의 지역 상생은 ‘허울’에 불과했다. 상생한다면 주민들과 해외로 선진지 견학을 갔다 온 뒤 일주일도 안돼 가스 누출사고가 났다. 그런데도 정작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숨기는 데 급급했다. 인천기지의 안전을 목적으로 만든 ‘민·관 안전협의체’마저 빛 좋은 개살구로 만들고 겉으로는 상생만을 외치는 행태를 보여줬다. 그러다 보니, 지역사회에서는 인천기지본부의 표리부동(表裏不同)한 행태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14일 연수구와 인천기지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주민 19명과 공사 직원 3명 등 총 22명이 일본 오사카로 해외 기지 견학을 다녀왔다. 이번 견학은 인천기지본부가 지난해 연수구와 3기의 가스탱크 증설에 합의하면서 약속한 여러 가지 조건 중 하나다. 당시 인천기지본부는 ▶주민들의 해외 기지 견학 지원 ▶기지 건설 시 장비 임대 등 지역업체 적극 활용 ▶주민 대상 인천 가스과학관 초청 및 증설공사 현장 견학 ▶안전성 설명회 진행 등 다양한 ‘상생협력’ 방안을 내놨다. 이번 해외 기지 견학은 지난해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됐다. 견학 이후 3일 만에 가스 누출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안전협의체도 무시당했다. 인천기지본부는 지난 2008년부터 인천시와 연수구 관계자, 지방의원, 주민, 전문가, 시민단체 관계자 등과 안전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인천기지본부에서 지난 2005년 발생한 1차 가스누출 사고 이후 지역사회와 함께 안전을 점검한다는 취지로 만들었다. 하지만 인천기지본부는 ‘상생협력’ 방안과 안전협의체는 안중에도 없었다.

지난 5일 발생한 가스 누출사고 발생 이후 인천기지본부의 처신이 그러했다. 인천기지본부는 ‘상생’을 외치던 주민들은 물론이고, 기지의 안전을 함께 논의하던 안전협의체 위원들에게 사고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주민들과 안전협의체 위원들은 언론 보도를 보고 사고를 인지했을 정도다. 인천기지본부 역시 사고 사실을 숨겨오다 언론에 노출된 이후에 부랴부랴 경위를 알렸다.

인천기지본부의 외면은 이 뿐만이 아니었다. 최근 발표된 국정감사 자료에서도 인천기지의 경우 지난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총 181건의 결함이 발생된 것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안전협의체에는 전혀 보고하지 않았다. 이번 일로 인천기지본부는 말로 만 ‘지역 상생’을 외치고 있는 꼴이 되고 말았다.

안전협의체의 한 위원은 "회의를 분기별로 한 번 정도 하는데, 이제껏 사고나 결함에 대한 보고는 한 번도 없었다"며 "우리를 형식적인 ‘들러리’로 세우려면 안전협의체는 왜 운영하는 것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인천기지본부 관계자는 "이번 사고로 지역 주민과 지역사회에 우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철저한 원인 규명 및 특별안전진단, 정밀점검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수립에 만전을 기하고, 인천시, 연수구와 공고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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