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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혁진 전 인천안산초교 교장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연과 벗하며 철부지로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것이 지금 나의 성격과 사람의 본을 만든 것 같다. 보자기에 책을 싸매고 학교에 다니던 철부지로 선생님이 나를 사랑해준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 생각하니 나의 온순한 성격을 믿어준 것인지, 소박한 꿈을 믿어준 것인지는 모르나 모든 것을 어려서부터 남을 믿어주는 습관이 오늘에도 이어진 것 같다. 습관(習慣)은 성격 형성의 근원으로 이웃이나 부모, 형제나 친구, 스승이나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런 습관은 한 인생의 미래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말이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가까운 사이에 있는 하나가 망하면 다른 하나도 그 영향을 받아 온전하기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논어에는 성상근야 습상원야(性相近也 習相遠也)란 말이 있다. 성품은 서로 비슷하나 습관에 의해 서로 멀어지게 된다는 의미이다. 어떤 사람이 매우 언짢은 얼굴로 소크라테스를 찾아왔다. 그 사람은 대뜸 "당신의 친구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소?" 라고 따졌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그의 질문에는 대답도 하지 않고 그가 이야기하려는 내용을 세 가지 체에 걸러 보았느냐고 물었다. "세 가지 체라니요?" 그 사람은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소크라테스는, 첫 번째는 진실을, 두 번째는 선을, 세 번째는 필요성을 가리는 체라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은 한참을 생각하다가 진실이라는 증거도 없고, 남을 비방하고자 했으니 자신의 말은 선이 아니며, 꼭 해야 할 필요는 없는 이야기라고 대답하면서 얼굴을 붉혔다. 소크라테스는 "그 내용이 진실한 것도, 선한 것도, 또 필요한 것도 아니라면 잊어 버리시오. 그 사람의 습관 때문이요"라고 말했다.

습관은 어떤 생각과 감정, 행동이 하나의 패턴을 이루어 몸에 반복적인 행동의 연속성이 습관을 형성한다. 물론 좋은 습관은 인격 형성에 좋은 영향을 주지만 그렇지 못한 습관은 고치기도 어렵고 살아가면서 남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습관의 힘은 성공한 사람과 보통 사람의 차이이다.

철학자 파스칼은 "누구나 결점이 그리 많지는 않다. 결점이 여러 가지인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은 하나다. 한 가지 나쁜 버릇을 고치면 다른 버릇도 고쳐진다. 한 가지 나쁜 버릇은 열 가지 나쁜 버릇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했다. 또, 철학자 데커는 "운명은 그 사람의 성격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성격은 그 사람의 일상생활 습관에서 만들어진다. 그러기 때문에 오늘 하루 좋은 행동의 씨를 뿌려서 좋은 습관을 거둬들이도록 해야 한다. 좋은 습관으로 성격을 다스린다면 그때부터 운명은 새로운 문을 열 것이다"라고 했다. 여기서 습관은 고쳐질 수 있고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운명도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좋은 습관은 어렵게 형성되지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나, 나쁜 습관은 쉽게 형성되지만 살아가는데 방해가 된다. 어떤 경우든 우리들의 선택과 결정 행동에 따라 좋은 습관 혹은 나쁜 습관을 익히게 된다.

경영학자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백만 불짜리 습관」에서 새로운 습관은 7단계를 거쳐서 형성된다고 한다. 처음은 자신의 특정 습관에 대한 행동 방식을 다짐하기, 행동에서 예외를 인정하지 않기, 특정한 행동습관을 익히는 중이라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기, 새 습관을 자주 시각화하고 상상하여 보기, 스스로 반복해서 습관 형성의 속도를 높이기, 새 습관이 자동적이고 쉬운 일이 될 때까지 계속 연습하기, 마지막으로 무의식 속에서 보상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되면 습관이 형성된 것을 의미한다.

습관 개선은 누구나 원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그 일들의 중심에는 그릇된 습관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습관의 변화는 성공과 실패, 삶과 죽음의 열쇠를 쥐고 있는 요소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놓고, 끊고, 버릴 것은 사심과 집착과 미련이다. 사심을 놓아 주면 명분을 얻고, 집착을 끊으면 품위를 얻고, 미련을 버리면 자유와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고 싶은 소망은 자신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그 소망을 이루는 길은 자신의 올바른 생활습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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