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학교체육이 추락하고 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로 이어지는 학교체육의 연계성이 교육당국의 무관심과 인식저하로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대학이나 일반체육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교육현장에서의 학교체육에 대한 인식저하는 운동부 육성 미흡과 관심 부족, 미흡한 예산지원, 학교운동 멸시 등 안일한 학교체육 정책 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인천지역 학교체육을 평가할 수 있는 일반적인 잣대는 전국소년체전(초·중학교)과 전국체전(고교)이다. 소년체전에서 인천은 지난해 금 32개 7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금 21개 10위로 떨어졌다. 고교선수가 참가하는 전국체전에서도 96회 1만2천844점에서 97회 1만3천71점으로 올랐으나, 올해 98회 때는 1만1천566점으로 1천505점이나 떨어졌다.

더 큰 문제는 특정 학교에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36개 운동부 학교가 출전해 얻은 1만1천566점 중에 40.7%에 해당하는 4천706점을 인천체육고등학교가 획득했다. 나머지 59.3%(6천860점)에 해당되는 점수를 35개 고교가 나눠 얻은 형국이어서 운동부 육성이 고르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학교현장에서는 잘 운영되는 운동부마저 없애려는 조짐까지 보여 학생 선수들의 사기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현재 학교운동은 정부정책으로 클럽스포츠로 변화되고 있다. 학교 내 클럽스포츠가 나쁘다는 게 아니라 학교체육의 다양성 결여가 문제다. 클럽스포츠가 학생들의 건강 증진과 학교폭력 예방, 건전한 학교생활 등이 목적이라면, 엘리트체육은 생활체육 지원(지도자 배출 등), 진로진학 등 미래지향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다. 엘리트체육이 안정돼야 생활체육과 클럽스포츠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교 엘리트선수들에게 운동은 개인의 생활이자 삶 임에도 학교현장과 교육관청에서는 외면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전국체전 기간과 대입 수시전형이 겹쳐 일부 고교 3학년 우수 엘리트선수들이 경기에 제대로 출전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에게 전국체전 성적은 인생을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부분임에도 교육당국의 엘리트체육 몰이해가 발목을 잡고 있다. 결국 우수 선수 이탈로 이어지면서 학교 체육의 몰락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인천의 한 고교 운동부 지도자는 "학교장의 운동부 관심 부족과 학부모들의 운동종목 차별 등으로 선수 수급부터 잘 이뤄지지 않아 엘리트체육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전국체전·전국소년체전의 지속 개최의 연장선에서 엘리트체육 외면은 정부정책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