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됐다. 지진 등 재난재해로 대학수능이 연기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난 상황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 이어, 형평성과 안전을 함께 고려한 교육부의 연기 조치는 잘한 것으로 보인다. 수험생들도 지진으로 인한 혼란과 불안이 진정된 후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되어 다행스럽다. 하지만 사상초유의 수능 연기 사태가 발생하면서 대입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수능연기에 따라 각 대학 입시 일정상 수시 논술고사와 면접이 순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일정이 조정되지 않았지만 수시전형이 연기되면 정시 전형도 연기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대입 전형 일정 전체에 혼란이 우려된다.

 무엇보다 수능 연기의 가장 큰 피해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다. 시험에 임하기 위해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마음을 졸이던 수험생들은 일주일을 더 긴장상태로 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수능 D-day에 맞춰서 생체리듬이나 컨디션을 맞추고 수능 이후 일정까지 마련한 학생들의 상실감도 충분히 예상된다. 수능 이외 문제는 잠시 접고 허탈감을 극복하고 안정을 찾기 바란다. 수험생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수능이 연기됐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수능 일주일 전으로 돌아갔다고 생각하고 조금 미진했던 부분을 보충하거나 실전 감각을 잃지 않도록 마인드컨트롤을 하는 것이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연기는 인간의 통제 밖의 일이다. 한창 예민하고 민감한 시기에 수능연기 사태로 감정이 증폭되기는 하겠지만 피해 당사자나 그 지역 형편을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오히려 지진이 시험 중에 발생하지 않은데 감사해야 할 것이다. 오로지 수능시험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온 학생과 학부모들은 지진이라는 악재가 겹치기는 했지만 평정심을 잃지 말고 새로 주어진 일주일을 절호의 기회로 삼아 미진한 부분을 보충하고, 최상의 컨디션으로 23일 수능에 임해 주기 바란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사람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교육부와 각 대학 등 관계부처는 사전에 잘 협의해서 수험생들이 안전하게 시험을 치르고 향후 일정에 혼란이 없도록 세심한 배려와 지원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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