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인류가 살아갈 세상은 초연결과 초지능사회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디지털 문화를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이 이를 선도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이 융합한 초연결 지능사회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크게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인공지능을 꼽는다. 사물인터넷은 사물과 사물이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의미한다. 빅데이터는 사용자의 마음을 읽어내는 신의 눈이다. 양, 속도, 다양성 등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데이터이다. 간단히 말해 빅데이터는 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추론하는 것이다. 기자는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을 방문해 하영선 공학박사와 IoT와 빅데이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하 박사는 무선통신을 전공하고 현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에서 IoT플랫폼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2015년에는 LG전자 이동통신 모뎀 수신기를 설계했다. 그는 "사물인터넷을 통해 최첨단 도시, 가정, 직장 등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인간이 생활하기에 편리한 환경이 되고, 빅데이터는 인간의 마음을 읽고 산업과 환경, 노동시장의 변화 등 미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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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하 박사와의 일문일답.

- IoT와 빅데이터의 개념과 특징은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의 정보를 상호소통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를 말한다. 사물인터넷 이라 불리는 ‘IoT’는 자체로도 플랫폼적인 성격을 가진다. IoT 플랫폼은 센서, 통신네트워크, 인터페이스 형태로 구성돼 있다. 어느 분야에 적용하느냐에 따라 어느 센서를 사용할지 결정되고, 물리적 환경을 고려해 어떤 통신방식을 이용할지 결정한다. 센싱된 데이터를 서버·클라우드로 축적해 빅데이터가 만들어진다. 센서의 개수 자체만 해도 엄청나게 많다. 예를 들어 제조산업이면 스마트 팩토리, 물류면 스마트 물류, 헬스면 스마트 헬스케어 등 수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어떤 통신방식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모두 다른 시스템이 된다. 센서를 통해 센싱하고 데이터를 변환해서 전송하고 서버, 클라우드에 축적하는 일련의 개념이 바로 IoT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개별 기술 자체는 예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센서, 무선통신, 저전력,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지금 형태의 플랫폼이 가능해진 것이다.

‘빅데이터’란 이렇게 쌓인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로부터 유의미한 정보를 추론해 내는 분석기술이다. 빅데이터는 데이터 마이닝 분석기능이 있는데 이런 기술들을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를 추출해 내는 걸 의미한다. 이미 1990년대 미국 월마트에서 기저귀와 맥주 판매량의 상관관계를 찾아낸 사례가 있다. 구글이 모든 것을 개방하는 대신 막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도 빅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하기 위함이다. 키와 몸무게의 상관관계와 같이 행과 열로 구분되는 저차원의 데이터는 그래도 분석이 쉽지만 고차원의 데이터는 분석이 쉽지 않다. 최근에는 데이터가 쌓이면 무엇이든 의미가 생기는지, 아니면 아무리 쌓여도 가비지 데이터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도 있다. 참고로 빅데이터는 결과로써 얻은 데이터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것이라면 머신러닝은 데이터를 통해 앞으로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발 더 나아간 개념이다.

- IoT와 빅데이터가 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가

▶4차 산업혁명을 반짝 유행이나 마케팅 용어로 치부하는 관점도 있지만 특정한 사회적 현상에 대한 표현, 단어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4차 산업혁명이란 기존의 산업이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과 함께 융합돼 나타나는 산업의 고도화, 변화의 총체적 의미다. 정보통신기술과의 융합이란 인터넷, 통신 등의 발달로 인한 커넥티비티의 증가, 즉 IoT, ‘초연결성’을 의미한다.

여기에 초연결 덕택에 축적되는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 ‘초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4차 산업혁명은 결국, IoT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빅데이터로 축적해 분석한 다음 인공지능이 그것을 최적화한 결과, 예측을 다시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다. 사이버물리시스템(CPS) 적용분야의 차이만 있을 뿐 근본 시스템은 동일하기 때문에 IoT와 빅데이터 기술이 결국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인공지능과의 관계성은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진화해 사람과 매우 유사하다. IoT를 통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고(사람에 비유하면 오감으로 인지), 데이터를 분석하며 성장한다.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이 성장하기 위한 재료다. 따라서 IoT와 빅데이터가 없으면 인공지능도 발전할 수 없다.

- IoT와 빅데이터로 인한 생활 변화는

▶점진적으로 변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검침 등 낮은 수준의 IoT는 이미 접목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실제로 통신사와 협력해 검침기, 스마트 쓰레기통 관제 등 IoT를 실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결합한다면 고도의 IoT 플랫폼으로써 현상에 대한 예측, 예방도 가능해지게 되는데 삶의 질을 바꿔놓을 수 있다. 특히 스마트 헬스케어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우선 먼저 사회적약자층부터 혜택을 볼 것으로 생각한다. IoT 환경에서는 인공지능 닥터가 고령층, 독거노인 등의 신체 징후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지고 이를 분석해 응급상황을 예방하는 등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미래이동수단인 자율주행차에 IoT와 빅데이터는 필수적이다. 교통사고의 90%는 운전자 과실이다. 차들끼리 정보교환으로 교통체증을 막고, 주차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도 없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인간은 자동차에게 목적지만 알려주면 된다. 주차장에 서 있던 차는 직접 시동을 걸어 주인이 있는 곳에 오고, 스스로 최단시간 코스를 파악해 목적지로 이동하는 세상이 올 것이다.

- 밀접한 미래산업이 있다면

▶현 단계에서는 커넥티드카, 나아가 자율주행 산업을 꼽을 수 있다. 자율주행 차량도 마찬가지로 각종 센서로 데이터를 센싱한다. 더불어 V2X(차량을 중심으로 유·무선망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와 같은 통신을 통해 추가적인 데이터를 수집해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이것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결론을 도출한 뒤 차량 주행에 적용하는 시스템을 따르고 있다. 사람의 생명과 연결돼 있어 센서의 성능도 아주 정밀해야 한다. V2X 통신기술도 5G가 적용돼야 그 막대한 데이터량이 감당될 것이다. 그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고도의 SW까지 그야말로 IoT와 빅데이터, 나아가서 4차 산업혁명의 상징과도 같은 미래산업이 바로 자율주행이다.

- 경기도 사례를 소개한다면

▶경기도와 서울대학교가 선도적으로 추진한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설립, 광교테크노벨리와 IoT 혁신센터가 있는 판교테크노 벨리가 대표적인 실증단지로써 최근에는 자율주행차 운행환경까지 만들고 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대기업은 물론 다양한 벤처 민간 기업들이 융·복합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있어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IoT와 빅데이터와 관련해 경기도가 추진해 온 차세대 보육안전서비스, 교통신호 제어 통신서비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 등을 통해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다. KT에서 빅데이터와 IoT를 활용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실증사업을 진행한다. 우선적으로 경기도 광명시와 제주도와 경남 창원시에 시범적용된다. 해당 지역의 기존 측정소 15곳 외에 통신사 기지국 등 수 십m에서 수 백m 간격으로 촘촘히 IoT 측정기 115개를 설치하는 방식이다.

- 정부 및 기업의 대응 전략은

▶기술(유선 전화, 인터넷, 스마트폰의 도입 속도 등)의 도입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기술의 적용 대상이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급진적인 변화는 사람들에게 위협과 거부감을 줄 수 있다. 오래 전 산업혁명 당시에도 영국에서 기계에게 일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워했던 노동자들이 러다이트 운동을 벌인 사례도 있다. 현재도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부정적인 전망이 더 크다. 기술의 발전은 피할 수 없는 것이고 새로운 기술로 인해 지금 상상할 수 없는 많은 일자리들이 생겨날지 모른다. 예전 산업혁명도 기계로 인해 생긴 잉여력에서 서비스업 등 수많은 일자리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시대가 흐르며 없어진 일자리들이 많지만 경제는 꾸준히 성장해왔다. 그만큼 잉여인력이 새로운 곳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또한 크게 봤을 때는 그렇지만 일자리 상실 등의 위기에 놓인 개개인에게는 심각한 문제다. 예전에는 산업발전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그런 것들이 많이 무시됐으나 이제는 그래서는 안된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 정책적 측면에서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전 사례에서도 보듯 대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술 선도국이 되느냐 아니냐를 결정하기도 했다. 특히 영국은 자동차를 개발했으나 마차업계의 반대로 실패로 돌아간 영국의 붉은 깃발법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안유신 기자 ays@kihoilbo.co.kr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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