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자 Flaneur’라는 제목의 이번 전시에서 최경아 작가는 ‘잠시 머무른 장소’에 대한 기억을 다시점(多時點)적 시각으로 채집, 풀어 놓고 있다.
잠깐 머물렀던 공간과 시간 속에서 느낀 인상, 도시 외관의 이미지 등 시각적 부분부터 당시의 상황, 감정 등 내적인 부분까지 여러 가지를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회화를 중심으로 벽화, 시트지, 오브제, 설치작업 등의 방법을 통해 기억을 시각화하고 있으며, 특히 공간이라는 구조에서 여느 현대 건축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획일적인 선과 면이 존재하는 등 건축적이고 공학적인 특색도 갖고 있다.
일률적이고 정확한 틀과는 달리 다소 흐트러지고 뭉개지거나 지워진 일부 이미지는 낯선 심리적 흐름을 만든다. 산책자로 머물며 수집한 주관적인 이미지가 시각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이처럼 최 작가의 기억과 감정에서 파생된 색과 형태는 관람객에게 낯설지만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최 작가의 작품은 12월 24일까지 성남아트센터 큐브미술관 반달갤러리에서 무료로 만날 수 있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