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성애(母性愛)는 생활력이 없고 발달이 미약한 유아에 대해 어머니가 가진 ‘본능적인’ 애정을 말한다. 이 사랑은 무조건적이며 아기가 뱃속에 있을 때부터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항상 ‘100’을 유지한다고 한다. 모성욕과 종족보존 등 복잡한 생물학적 사회적 구조에서 발생되는 모성애는 아이에 대한 끊임없는 보호와 염려, 돌봄, 접촉, 생리적ㆍ심리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위한 어머니의 말과 행동 등으로 표현된다.

반면 부성애( 父性愛)는 본능적 무조건적 사랑이라기보다는 의식적 의지적으로 ‘만들어지는 사랑’에 가깝다. 즉,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은 출산 때 ‘0’에서 시작돼 아이와 교감하고 직접 돌보면서 밀착관계가 형성돼 ‘100’까지 끌어 올려지는 것이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감성적인 면이 풍부한 모성애와 이성적인 면이 강한 부성애를 충분히 받은 아이는 비로소 전인(全人)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게 된다.

이런 아이들은 높은 자존감 속에서 삶을 긍정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은 채 건설적인 인생의 여정을 끊임없이 설계할 것이다.

하지만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늘 분주하고 바쁜 현대인의 삶 속에서 충분한 모성애와 부성애를 아이에게 채워 주기란 녹록지 않은 일이다. 특히 본능적이지 않고 인위성이 강한 부성애는 아이에게 부족하기가 일쑤인데다 세 쌍 중에 한 쌍이 이혼하는 이 시대에는 부재한 경우도 다반사다.

부성애의 결핍과 부재는 자식의 성격 장애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낳아 놓은 자식에 대한 아버지의 부족한 사랑을 늘 반성하고 환기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3년 전 제작돼 최근 다시 방영한 KBS 파노라마 ‘학교 가는 길, 차다(Chaddar)’는 이토록 메마른 우리 시대의 부성애에 대해 얼음처럼 차가운 각성을 준다. 자신과 같은 고단한 삶을 살지 말라며 얼어 붙은 히말라야의 강과 절벽 사이를 아이를 부둥켜 안고 오르내리는 열흘간의 ‘등굣길’ 여정은 히말라야 아버지들의 목숨과 바꾼 부성애의 생생한 기록물이다. 아버지의 헌신과 사랑으로 동상과 탈진,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내고 마침내 학교에 도착한 아이는 아버지의 사랑을 되새기며 가족의 밝은 미래를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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