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노동자 인권단체 ‘반올림’이 삼성전자 반도체 노동자들에 대한 산업재해 인정과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반올림은 20일 발족 10주년을 맞아 수원 삼성디지털시티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7년 23살의 황유미 씨가 세상을 떠난 뒤 10년 동안 삼성에서 320명의 노동자가 직업병을 제보해 왔고, 그 중 118명이 숨졌다"며 "노동자들은 아픔을 간직한 채 끝내 세상을 뜨거나, 후유장해로 또 다른 고통을 마주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에서 반도체 노동자들의 산재가 인정됐지만, 삼성은 여전히 직업병 문제를 개인의 질병이라 이야기한다"라며 "법원, 정부기관, 국민이 모두 인정했지만, 삼성만 부정하고 있다. 더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외면하지 말라"라고 촉구했다.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는 "삼성 수뇌부들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줄줄이 감옥에 가며 전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 지금 수뇌부들도 사회와 소통하지 않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다면 사회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오는 28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언론인권연대 등과 함께 반도체 피해자들에 대한 언론보도 흐름에 대한 합동 토론회를 열어 10주년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반올림은 지난 2015년 10월부터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최소한의 사과와 배제 없는 보상을 요구하며 776일째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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