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조절 장애는 정신의학에서 말하는 ‘간헐성 폭발장애’와 ‘외상 후 격분장애’ 등 느닷없이 화를 내거나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증상을 말한다. 간헐성 폭발장애는 자주 이성을 잃고, 지나치게 분노를 표출하는 증상이고, 외상 후 격분 장애는 특정 사건으로 충격을 받은 뒤 분노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증상을 말한다.

근자 들어 복잡다기한 사회 속에서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는 일부 다혈질 성격 시민들에 의한 폭력·상해, 심할 경우 살인까지 저지르는 강력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전에 없던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인천의 한 고시원에서 알게 된 지인끼리 술을 마시다가 정치에 대한 견해가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식탁에 있던 흉기로 어깨를 찌르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다. 경찰 조사결과 가해자는 자신과 정치에 대해 견해를 달리 하는 것에 화가 나 우발적으로 행동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로는 자신에게 배가 나왔다고 놀린 것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흉기로 내리쳐 숨지게 한 사건에 대해 1심 법원은 가해자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비슷한 사례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웃 간 주차문제 시비로, 층간소음을 참지 못해 표출되는 폭력 행위 등 강력사건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갑질행동 등도 분노조절장애에서 비롯된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분을 마음속으로 삭이지 못하고 폭력으로 발산할 경우 피해자는 말할 것도 없고 본인 스스로의 인생도 망치게 됨을 알아야 하겠다. 우리 모두의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크다.

시민들의 사고와 생각이 건전하지 못하면 그 사회는 병든 사회다. 이 같은 사회병리 현상을 조속히 치유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우리가 지향해야 할 건전한 사회로의 길은 요원하다.

우리는 분노조절장애 극복 방법을 교양과 건전한 인격을 갖춘 인간을 육성하려는 교육인 전인교육(全人敎育)의 강화에서 찾을 수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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