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예방접종 위탁의료기관들이 백신을 제대로 보관하지 않는 경우가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나 도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백신을 적정 온도에 보관하지 않아 제 기능을 할 수 없도록 하는가 하면 심지어 일부 의료시설에서는 음식물과 백신을 함께 보관하는 등 위탁의료기관들의 허술한 백신관리가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경기도가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보라 의원에게 제출한 ‘2016∼2017 위탁의료기관 백신관리 부적합 사유 및 조치 결과’ 자료 등에 따르면 도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3천250개소와 3천346개소의 위탁의료기관에 대해 백신 관리 현황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지난해 190개소, 올해 194개소 등 2년간 총 384개소가 백신관리를 소홀히 하다 지적됐다.

점검에서 적발된 대부분의 위탁의료기관은 백신이 신체에 투여됐을 시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적정한 온도로 보관해야 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온도기록지를 제 때에 기록하지 않거나 냉장실과 냉동고 문이 별도로 돼 있지 않은 저장고에 보관해 온도조절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상당했다. 아예 백신 냉장고의 온도 조절 자체가 적정 온도로 조절되지 않은 경우도 다수 있었으며, 백신저장고 내에 기타약품이나 혈액샘플을 함께 보관하다 적발된 위탁의료기관도 수십 곳에 달했다.

또 백신 저장고의 온도기록 작성이 의무적으로 이뤄져야 함에도 일부 위탁의료시설의 경우 온도기록지를 분실한 곳도 있었으며 아예 온도계를 설치하지 않은 의료시설도 있었다. 이밖에 유통기한이 경과된 백신을 그대로 저장고에 보관하다가 적발된 의료시설도 다수 있었으며, 백신저장고에 음식물이나 기타 물품을 함께 보관해 백신의 오염을 야기하는 의료시설도 수십 곳이 적발됐다.

도는 점검에서 지적된 위탁의료기관 중 50개소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334개소에 대해서는 현지지도를 실시했다.

김 의원은 "국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정책적으로 무료예방접종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백신이 제 기능을 상실하면 정책 확대 자체가 의미를 잃게 된다"며 "위탁의료기관의 부실한 백신보관에 대해 도가 더 엄격하게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남궁진 기자 why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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