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과다하게 공급된 아파트 물량의 입주 서곡이 시작됐다. 2015년 정부는 침체된 경기 활성화를 내세워 부동산 부양책을 썼다. 이때 전국에서 공급한 아파트 분양물량만 76만 가구가 넘는다.

22일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15년에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 물량이 지금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미 서곡은 경기도에서 일어나고 있다. 화성시 동탄신도시가 그렇다. 이곳에서는 입주물량 중 미입주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당연히 집값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천도 마찬가지다. 송도국제도시에서는 이달 더샵 퍼스트파크(2천597가구와 호반베르디움 2차(1천153가구) 등 3천750 가구의 입주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실수요자 입주 물량보다는 전세 물건이 시장에 대량으로 나오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송도에서 프리미엄(P)가 가장 많이 오른 더샵 퍼스트파크의 경우 500가구가 넘는 전세 물건이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에 나온 상태라고 업계는 전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입주 예정 물량은 계속 쏟아질 형국이다. 다음달부터 석 달간 인천지역에 쏟아지는 입주 예정 아파트 물량이 그렇다.

1만4천여 가구(국토교통부 발표)다. 이는 전국 7대 특·광역시 중 최대치다. 경기도를 포함하면 수도권에서 7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것이다. 다음달 인천서창2지구에서 공공임대 아파트 1천908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청라지구에서는 제일풍경채(1천581가구), 가정동 호반베르디움(980가구) 등의 입주가 이어진다. 내년 2월에는 뉴스테이와 공공임대로 구성된 도화e편한세상 2천653가구 등의 입주가 예고돼 있다. 이밖에 인천가좌 두산위브 1천757가구, 서창 센트럴푸르지오 1천160가구 등도 입주 예정이다. 이들 입주 물량은 전용면적 60㎡ 이하 및 60∼85㎡ 이하의 중소형 주택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문제는 새 정부가 부동산시장의 투기 수요를 막겠다며 가계대출을 옥죄는 등 각종 규제대책을 내놓고 있어 내년에는 미입주 물량의 과다로 내수경기 침체가 불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석 달간 수도권에서만 8만 가구(전국 15만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2015년께 전국에 주택 인허가가 76만5천여 건에 달하는 등 공급과잉 논란이 일 정도로 주택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김종국 기자 kj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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