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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인천 중구 잠진도에서 무의도를 잇는 연도교 공사가 한장이다. /사진 = 기호일보 DB
‘잠진∼무의 연도교’ 건설 사업이 접속도로 부실(본보 2017년 11월 13일자 1·3면 보도)에 이어 교량이 터무니 없이 높게 설계됐다는 지적이다.

22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고시한 ‘잠진·무의 연도교 건설사업 평면도’를 보면 현재 설치되고 있는 교량의 높이는 최고 39.2m에 이른다. 이는 마스터를 포함해 높이 21m의 선박이 통과할 것을 염두한 설계다. 하지만 인천해양수산청에 확인결과, 잠진∼무의 연도교 인근 해상은 항계선 밖에 위치해 있다. 용유∼잠진 간 제방 탓에 선박이 이동할 수 있는 항로는 없다. 향후 예비 항로 지정계획조차 배제돼 있는 상태다. 해수청은 잠진·무의도 인근 해상에 선박을 운항할 수 있는 물길이 없다고 설명했다. 만조 시 도선 등 소형 어선이 이동 가능하지만 정기적인 운항은 불가능한 상태라는 것이다.

주민들과 전문가 등은 건설 중인 연도교 ‘교량’이 지나치게 높게 설계돼 혈세 낭비 의혹까지 제기한다. 통상 교량의 설계·시공비용은 높이가 증가할 수록 비례하기 때문이다.

무의도 주민 A씨는 "현재 교량 설치 구간은 강풍이 항상 부는 ‘바람골’"이라며 "배도 다니지 않는 바닷길에 교량만 높이 만들면 차든 사람이든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응철 인천대 교수도 잠진∼ 무의 연도교의 경우 항로가 지정되지 않아 낮게 설계하는 것이 되레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각의 높이를 낮춰 접속도로 등을 터널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고 안전한 설계·시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량이 높게 설계될 수록 건설비용이 늘어나게 되지만 반대로 교량을 낮춰 설계하면 연결부분 등 토공작업 비용이 증가할 수도 있다"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접속도로 등 전체적으로 안전상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과거 해상교통안전진단 용역 결과에 따라 설계해 시공한 것"이라며 "당시 해수부(해양수산부)에도 보고했고 이미 지나간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hu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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