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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지난 번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 대한 한국의 진출 가능성이 크게 부각됐다. 중국 발 사드 문제로 불안정한 중국시장보다는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도 신남방 정책을 중요한 어젠다로 하여 본격적인 지원 정책을 서두르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 대한 성장의 속도를 보면 이러한 정책의 지향은 이미 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일본 등이 석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지금이라도 제대로 보고 진행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동남아 시장의 맹주 역할을 자부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인구밀도나 부존 자원은 물론 면적 등 다양성 측면에서 성장 가능성이 극히 큰 국가라 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의 발전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어서 연간 신차 판매 100만 대를 넘을 정도로 커졌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자국을 동남아 자동차 최대 생산지와 판매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있어서 지금의 분위기가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준다. 이러한 시장의 약 95%를 일본차가 석권하고 있고 연간 1천만 대 이상의 이륜차 시장도 대부분 혼다 등 일본 메이커가 석권하고 있는 상황이다.

 필자는 이전 여러 번에 걸쳐서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크게 보고 서둘러 진출했으면 하는 칼럼을 기고했다. 이번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을 통한 자동차 산업 활성화 협력은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필자에게 인도네시아 쪽에서 비공식적으로 여러 번에 걸쳐서 자동차 산업의 협조를 요청했으며, 특히 수십 년간 독과점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 절대 강자인 일본보다는 시장의 성장에 따른 다변화 측면에서 우리나라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일본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의 완전한 독점을 굳히기 위해 일본 내에서 동남아 세미나를 자주 갖는다. 필자가 구입한 자료를 보면 세밀하게 시장 분석은 물론 인도네시아의 특성과 선호도 등 다양한 특성을 고려해 추진하는 철저한 분석이 돋보일 정도로 시장의 점유율 유지에 힘을 쏟고 있는 상태이다. 그러면서도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으로 대한민국 메이커의 진입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이 진출을 못한 이유는 지난 10여 년 전 인도네시아 코린도그룹과의 분쟁이 주요 이유 중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코린도그룹은 인도네시아의 주요 그룹 중 하나로 한국인이 세운 해외 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이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다양한 사업 진출 모델 중 자동차가 포함돼 있어서 자연스럽게 현대차와 관계로 이어지게 됐다. 코린도그룹 계열사인 코린도모터스는 현대 트럭의 반제작 형태의 모듈을 조립하고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했고, 약 2년간 그동안 굳건했던 일본차의 아성을 깨고 점유율을 올리고 있었으나 신차의 고장 문제로 현대차와 문제가 커지면서 소송전으로 번졌고 수년간 진행되던 사건이 올해 초에 마무리가 됐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한 정밀한 분석이 중요하고 생산 기지의 위치도 중요할 것이다. 한국 기업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양 정부 간 심도 있는 관계 지속 등 장점도 커서 좋은 진출 모델이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동남아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진출은 지금까지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6~7년 전부터 시장 분석 등을 하고는 있었으나 실질적인 액션 플랜은 없었다. 이번 기회에 정부는 물론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 시장을 시작으로 동남아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시작점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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