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수원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서수원권 종합병원’ 유치사업이 10년 넘게 표류하면서 주민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염태영 시장의 공약 중 유일하게 시작조차 못한 사업으로 남게 되면서 민선 6기의 오점으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23일 수원시에 따르면 2006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호매실공공주택지구조성사업’을 시행하면서 권선구 호매실동 1029-1 일원 4만1천814㎡ 규모를 ‘의료부지’로 지정해 대형병원에 매각을 추진했다. 현재 수원지역에는 동수원 병원과 성빈센트 병원, 아주대학교 병원 등 대형병원이 즐비하지만 모두 동수원 지역에 몰려있고, 인구 35만 명의 서수원권에는 마땅한 종합병원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전국 주요 대형병원에 접촉해 종합병원 유치에 적극 나섰지만 약 700억 원에 달하는 토지공급 가격, 2천여억 원의 높은 건축비 등으로 참여하려는 병원이 없어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그동안 대학병원과 의료원 등 다양한 접촉을 시도했지만 잘 성사되지 않았다"며 "불확실한 수익성 탓에 병원들이 참여를 꺼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5년 8월에는 시가 경기도에 해당사업 부지로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 이전을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거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선 6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서수원권 종합병원 유치사업은 결국 염 시장의 공약 중 유일하게 시작조차 못한 사업으로 남게 됐다. 실제 지난 9월 수원시좋은시정위원회가 발표한 ‘시민과의 약속(공약)’ 평가 결과에서도 전체 100개 핵심사업 중 오로지 서수원권 종합병원 유치 사업만이 보류사업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관계 기관에서는 해당 부지를 주택 등 다른 용도로 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마저 나오면서 제대로 된 의료서비스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던 서수원 주민들은 이 같은 이유 때문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호매실동 주민 A씨는 "선거 때마다 후보들이 종합병원 유치 공약으로 내세워 왔는데, 이젠 그 말을 믿어야 될지 의문"이라고 푸념했다.

시 관계자는 "아무리 병원 유치가 어려워도 사업을 포기하지 말라는 주민들의 전화를 종종 받는다"며 "현재 해당 부지에 대한 다른 계획은 없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의료기관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나훔 기자 hero43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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