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 서구 석남2동 주민자치위원회 김경희(오른쪽)씨와 회원들이 소외계층 무료급식소를 방문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광명의 집 제공>
▲ 인천시 서구 석남2동 주민자치위원회 김경희(오른쪽)씨와 회원들이 소외계층 무료급식소를 방문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광명의 집 제공>
누구에게는 밥 한 끼가 비만의 원흉으로 배척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어느 누구에게는 생명의 간절함이기도 하다. 그렇게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한 밥 한 끼는 삶의 희망이 된다. 급격히 추워지는 요즘에는 더 간절한 희망이다. ‘온정’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연말연시, 오랜 시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따뜻한 밥 한 끼를 나누는 봉사활동을 하는 이가 있다.

인천시 서구 석남2동 주민자치위원회 김경희(60)씨다. 그는 지역에 거주하는 홀몸 노인과 장애인, 저소득 가구, 행려자 등의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식사를 대접하는 봉사 활동을 오랫동안 펼쳐오고 있다. 그가 봉사활동에 처음 나선 것은 7년여 전이다.

"처음 봉사 활동을 했을 때는 어려운 이웃을 상대로 마치 생색을 내는 것 같아 쭈뼛쭈뼛 했어요. 지금은 아무렇지 않지만 활동 초기를 돌이켜 보면 봉사에 대해 섣부르게 판단하고 생각해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한 것 같아요."

주민자치위원회에 몸담기 전부터 지역 내 취약계층 보호시설인 ‘광명의 집’을 찾아 조용히 봉사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개인의 힘으로 진행하는 봉사활동은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은 주민자치위원회에 들어갔다. 좀 더 체계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겠다는 의지다. 지금은 매달 두 번씩 8명의 회원과 함께 바쁜 시간을 쪼개 배식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각자 생업을 가진 8명의 회원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 김 씨와 함께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첫째 주와 셋째 주 평일에 각각 일반 식사 배식과 자장면 배식을 하고 있다.

"식사 배식을 하면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급식소에 찾아옵니다. 일반 배식을 할 때는 평균 80여 명 정도의 소외 계층이 찾아오고, 자장면 배식 때는 소문이 돌아 160인분을 준비해도 모조리 동이 나 버릴 때도 있지요."

가끔 식사를 위해 급식소를 찾는 홀몸 노인과 행려자들에게서 집이 없는 서러움, 가족과의 단절 등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안타까움에 봉사 활동이 힘들 지경이다.

"자식에게 버려진 사연, 돈이 없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사연, 다치고 병들었지만 누구도 돌보지 않는 등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속상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해 함께 울 때도 있어요. 그들의 아픔을 껴안고 함께 갈 수 있어야 정말 좋은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김경희 씨는 지역 내 관계 기관에도 무료 배식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광명의 집’을 돕고 있는 후원자들과 함께 쌀과 식품 전달 봉사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좋은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봉사 활동을 펼치고 싶다"며 "지역에 사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고자 하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많은 사람이 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우제성 기자 wjs@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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