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어린이들 사이에서 팽이 뽑기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학부모들의 한숨은 늘고 있다.

최근 아이들에게 유행인 장난감은 ‘베이블레이드’다. 팽이 장난감인 이 브랜드는 단품 외에 ‘랜덤 부스터’로도 유명하다. 총 8개의 디자인으로, 포장지가 같고 무게도 거의 동일해 구매 후 포장을 뜯기 전까지는 어떤 디자인인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원하는 디자인을 뽑기 위해 어린이들이 중복 구매하면서 부모들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장 인기 있는 디자인은 ‘맥시멈 가루다’다. 한 번에 뽑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랜덤 부스터는 한 개당 1만1천 원~1만5천 원으로, 5개만 구매해도 부담스러운 금액이지만 같은 디자인이 연속으로 나오기도 해 불필요한 구매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원하는 팽이를 위해 같은 상자를 열 개 넘게 사는 경우도 있어 부모들 사이에서는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터넷 중고 사이트나 각종 육아 사이트에서는 맥시멈 가루다를 판매한다는 글이 이틀에 1건 정도 게재된다. 이들이 제시한 가격은 5만 원~8만 원 선이다. 팽이 장난감 한 개를 구입하는 가격으로는 적절치 않지만, 부모들은 "랜덤 부스터로 10만 원을 소비하느니 이 가격을 지불하는 게 더 낫다"고 말할 정도다.

최근 인천녹색소비자연대에 민원을 넣은 한 주부는 "아이들이 팽이가 없으면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한다"며 "해당 업체와 통화도 해봤지만 일본에서 랜덤부스터 판매 방식과 함께 들여온 거라 바꿀 수 없으니 구매가 과하다고 느껴지면 소비자가 조절하라는 답변뿐이었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계속해서 새로운 디자인이 출시돼 이 같은 ‘무제한 뽑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천녹소연 관계자는 "부모가 아무리 조심시키려 해도 어린 아이들은 자제가 잘 안 돼 판매자가 문제를 자각하고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매출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안전하고 유익하게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도록 함께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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