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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뉴질랜드의 경기 모습.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한국 남자농구가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선전에 이어 2019년 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첫판에서 예상 밖의 승리를 거뒀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열린 A조 1차전 뉴질랜드전에서 86-80으로 이겼다.

뉴질랜드는 FIBA 랭킹 27위로 34위인 한국보다 높다.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호주(9위)와도 간혹 대등한 승부를 벌이는 난적이다. 게다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코리 웹스터, 타이 웹스턴, 아이삭 포투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해외파까지 불러모아 정예 멤버를 꾸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로 예상됐다.

그러나 한국은 3점슛 21개를 던져 10개를 적중하는 등 확률 높은 외곽포를 앞세워 뉴질랜드를 꺾는 성과를 올렸다. 주전 가드 김선형(SK)이 부상으로 결장한 상황에서도 조직력을 앞세운 지역 수비와 어시스트를 뉴질랜드(14개)의 2배 가까운 27개나 배달했다.

한국은 8월 아시아컵에서는 3위에 올라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올해 아시아컵은 예전과 달리 오세아니아 지역 국가들도 편입돼 기대이하의 성적이 예상됐다. 하지만 8강부터 일본·필리핀 연파, 4강에서도 아시아 최강 이란과 접전을 벌였다. 또 김주성(38·DB), 양동근(36·현대모비스) 등 대표팀 고참들의 빈자리를 이종현(23·현대모비스), 허훈(22·kt) 등 젊은 선수들이 메운 것도 고무적이었다.

국내 농구 인기가 예전만 못한 이유 가운데 국제경쟁력의 약화가 꼽힌다. 그런 상황에서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은 반가운 소식이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 시절과 프로농구 초창기까지 인기를 누린 농구는 2000년대 들어 중동세가 급성장한 아시아권에서도 4강 밖으로 밀려나 팬들의 외면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14년 스페인 농구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며 1998년 그리스 대회 이후 16년 만에 세계 무대에 복귀했고 같은 해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다시금 아시아 정상을 노리기에 충분한 기량을 과시해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기 시작했다.

대표팀 평균 연령은 27세로 젊은 편이다. 양희종(33·인삼공사)을 제외한 선수들은 모두 30세 이하로 성공적인 ‘세대교체’를 입증해 보였다.

24일 귀국하는 대표팀은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중국(24위)을 상대한다. 2019년 농구월드컵을 개최하는 중국은 이미 본선행 티켓을 따내 1.5군급을 내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안방에서 중국을 무너뜨리는 모습까지 팬들에게 선사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프로리그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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