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돼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국어와 수학 영역은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영어가 올해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상황에서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이어 수능에서도 국어와 수학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변별력을 갖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어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능은 지난 15일 포항에서 일어난 규모 5.4 강진 이후 여진 우려 속에 진행됐지만 2교시 규모 1.7지진 등 미소지진만 4차례 발생해 큰 사고 없이 무난하게 진행됐다.

수능 출제위원장을 맡은 이준식 성균관대 교수는 전반적인 출제 경향에 관해 "교육과정 내용과 수준에 맞춰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며 "기본 개념 이해와 적용 능력, 주어진 상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추리·분석·탐구하는 사고 능력을 측정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1교시 국어영역은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려웠고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영역은 지난해 수능에서 수준별 시험이 폐지되고 일부 문제 유형이 바뀌어 비교적 어려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조영혜 서울과학고 교사는 "변별력 있는 문제가 출제됐고 체감 난도가 높은 문제도 나왔다"며 "EBS 연계가 안 되고 교과서에도 실리지 않은 작품과 문학이론을 해석하는 문제 등을 어렵게 느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유웨이중앙교육은 "9월 모평은 물론 지난해 수능보다도 다소 어려웠다. 독서영역 경제·기술분야 지문 독해·문제풀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문 주제였던 금리·환율과 디지털통신 부호화 기술은 최상위권 수험생이 아니면 이해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2교시 수학영역은 이과계열 수험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고 작년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문과계열 수험생들이 보는 ‘나형’은 9월 모평이나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분석됐다.

조만기 판곡고 교사는 "딱 떨어지는 답을 구하기보다는 주어진 조건을 잘 해석해서 그래프를 모양을 정확히 추론해내는 능력이 필요했다"며 "그래프 추론과 정적분 계산, 수열의 개념까지 이해해야 풀 수 있는 문제도 있었다"고 말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은 가형의 경우 작년 수능과 올해 9월 모평과 비슷한 수준, 나형은 9월 모평과 비슷했으나 작년보단 어려웠던 것으로 봤다.

3교시 영어영역과 관련해 이종한 양정고 교사는 "굉장히 어려웠던 9월 모평보다는 쉬웠고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다"며 "무난한 시험이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변별력을 갖추기 위한 지문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영어영역은 상대평가였던 지난해 수능에서 원점수 90점 이상 인원이 7.8%가량이었던 것으로 입시업계는 추정한다. 올해 9월 모평에서는 90점 이상 1등급이 5.39%, 6월 모평에서는 8.08%였다.

이준식 출제위원장은 영어영역과 관련해 "난이도를 조정할 때 6월·9월 모의평가를 출제 참고 자료로 삼았다"며 "평균치가 된다면 1등급 목표치를 설정하진 않았지만 6∼8%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묵 경신고 교사는 "영어가 국어, 수학과 달리 조금 평이하게 출제됐지만 절대평가 특성을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평가도구로서 기능했다"며 "인문계열은 국어와 수학, 자연계열은 수학과 과학탐구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올해는 영어 절대평가로 각 대학의 영역별 반영 비율이 상당히 달라졌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 출제 문항과 EBS 교재 연계율은 국어는 71.1%였으며, 수학 가형과 나형 70.0%, 영어 71.1%, 한국사와 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모두 70.0%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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