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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포천시 이동교리의 주택가에 내려 온 들개 모습.
최근 반려견으로 인한 인사 사고가 잇따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포천시 소흘읍의 한 야산에 들개들이 출몰하고 있어 주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들개들은 민가까지 내려와 가축을 물어 죽이는 등 피해가 발생했지만 해당 자치단체는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해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26일 포천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소흘읍 일원 한 야산에 들개 5마리가 나타나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소흘읍 이동교리의 한 전원주택에까지 내려와 닭 6마리를 물어 죽이기도 했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황색 진돗개 계열의 성견 2마리와 새끼 3마리가 마당 곳곳으로 도망치는 닭들을 쫓아 물어 죽이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해당 가구 주민은 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소방서에 연락해 보라"며 미루기 급급했다. 당시 소방서에서도 출동했지만 들개들은 야산으로 재빨리 달아났다. 주민들의 거듭되는 민원에 시에서도 마취봉을 가지고 현장에 나왔지만 소득은 없었다.

들개들은 올 상반기부터 이동교리 일원 야산에서 목격되기 시작했다. 성견 2마리는 키우던 주인이 사망하며 산에서 살게 됐고 7월께 새끼 3마리를 낳았다는 게 주민들의 증언이다.

최근에는 인근 이곡리에서도 목격되고 있으며 야산에서 낳은 새끼들의 경우, 사람 손을 전혀 타지 않고 야생화돼 인명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농훈 건국대학교 수의학과 교수는 "민가에서 가축을 잡아 먹을 정도면 야생에 상당히 적응한 개체들로 보인다"며 "개의 입안에는 각종 미생물과 세균이 있어 물릴 경우 광견병 등 위험 요소가 많다. 들개를 마주할 경우, 돌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자극하는 행동을 삼가고 눈을 마주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시 유해동물 피해방지단을 운영하고 있지만 들개는 관련법상 유해동물로 지정되지 않아 적극적인 포획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들개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마취봉을 가지고 포획을 시도하는데 유효 사거리가 3∼4m에 불과하고 설령 맞춘다 해도 마취까지 10여 분이 걸려 개가 도망치면 찾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포천=박덕준 기자 pdj3015@kihoilbo.co.kr

신기호 기자 sk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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