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지역에서 여성납치범을 가장해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검거하는데 ‘수훈갑’ 역할을 한 40대 시민에게 경찰이 감사장을 수여했다.

고양경찰서는 지난 27일 경찰서 2층 꽃우물방에서 각 과장 및 지구대장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A(48) 씨에게 감사장과 함께 피의자 검거보상금을 전달했다.

A씨는 지난 22일 오후 3시께 고양시 덕양구 행신역 앞에서 굳은 표정으로 안절부절하며 핸드폰 통화를 하는 B(68)씨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다가갔다.

더욱이 하얗게 질린 얼굴에 손까지 떨면서 "딸을 만나야 돈을 주겠다"며 B씨가 누군가에게 통사정을 하는 모습에 A씨는 직감적으로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즉시 112에 신고했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문제의 보이스피싱 조직원 C(22) 씨에게 1천만 원을 건네주는 조건으로 유인해 냈고, 2시간쯤 지나 현장에 나타나 돈다발을 받고 도주하던 C씨를 추적 끝에 체포했다.

김숙진 서장은 "안전한 사회를 위해서는 경찰과 시민의 협력치안이 중요한데 위험에 빠진 피해자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해 신속하게 신고하는 등 치안에 관심을 가져준 A씨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A씨는 "시민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며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 저와 똑같이 행동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양=조병국 기자 chob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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