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성탄절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갈수록 성탄절이 왜곡되고 있다. 낭비적인 경제관념 속에서 유흥을 즐기는 날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성탄절은 그리스도께서 영혼이 죽어 있는 인류에게 영생을 주시는 구세주로 탄생하신 날이다. 주요 일간지에서는 12월이 되면 성탄절을 중요한 축일로 소개하고 기독교인들의 행사도 섬세하게 보도한다.

 하지만 농촌의 정서와는 달리 도시에서는 모두가 노는 날로 인식된다. 현재 성탄절은 종교와 상관없이 대부분 사람들에게 한 해를 마감하는 길목에서 경제적 가치가 떨어지는 비효율적인 풍습으로 잘못 인식되고 있다. 이런 정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초기 역사적인 성탄절 풍습과 캐시버넬의 순교 정신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 크리스마스 축제의 신 토르는 원래 농부들의 신

그레버(Grueber)에 의하면 크리스마스 축제의 신으로 알려진 토르(Thor)는 원래 농부들의 신이었다고 한다. 그는 나이든 자로서 묘사됐고, 쾌활하고 다정하며, 거구였고, 긴 백발을 갖고 있었다. 그의 색깔은 붉은 색이었고, 으르렁거리는 굉음의 천둥소리는 그의 마차가 굴러갈 때 생긴다고 전래되고 있다. 그는 신들 중에서 유일하게 두 마리의 하얀 염소들이 끄는 마차에 타고 얼음과 눈의 거인들과 싸웠으며, 나중에는 크리스마스 축제의 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는 명랑하고 다정한 신이었으며, 항상 인간들을 도와주고 보호해줬다고 한다. 모든 가정의 벽난로는 특별히 그에게 바쳐진 것이었고, 그는 굴뚝을 통해 그의 요소인 불로 내려온다고 전해진다. 토르 신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그에게 바쳐진 제단이 있는 모든 가정을 어김없이 방문해 전날 밤 자기들의 나막신을 꺼내놓은 착한 아이들에게 과일, 캔디와 같은 선물을 듬뿍 가져다 줬다고 한다.

# 순교자 ‘캐시 버넬’의 꿈

1999년 4월 20일 미국 컬럼바인고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에서 희생당한 캐시 버넬에 대한 내용이다. 총을 든 남학생이 테이블 밑에서 기도하고 있었던 버넬에게 "하나님을 믿느냐?"라고 물었고, 그 질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잘 알고 있었을 버넬은 ‘Yes’라고 대답했고 그 남학생은 바로 버넬의 머리에 총을 쏘아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그러나 단지 이 사건만으로 버넬을 순교자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가족도 그것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버넬 외에도 여러 명이 바로 그날에 두 남학생에게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다.

 사실 버넬은 그 당시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불량 소녀였다. 마약과 주술, 광기를 품고 살아서 아버지가 직장을 그만두고 버넬을 돌봐야 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전학과 이사를 전전하면서 보통의 문제 학생과 동일하게 어두운 시기를 보냈다. 아니 어쩌면 하나님의 사랑으로 거듭나지 않았다면 살인자였던 두 남학생과 같이 될 수도 있었음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다 교회 수련회를 통해 버넬이 완벽하게 변화됐다. 그래서 버넬 어머니는 언론이 하루아침에 자신의 딸을 순교자로 만드는 것에는 부담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도리어 평소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살고자 했던, 여전히 부족하지만 매일 매 순간 자아를 죽이는 삶의 과정들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얘기한다. 크고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매일의 작은 것들 속에서 모든 것을 희생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헌신의 삶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했다.

 "나는 오로지 하나님을 위해 살고 싶어. 진심이야. 힘들고 두렵겠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 사건 당일 친구에게 버넬이 적어 준 쪽지 중에서 -

 성탄절은 도시에서 사람들이 지갑을 열어 유흥을 즐기는 날이 아니다.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탄생일이다. 따라서 진정한 성탄축제를 원한다면 최소한 수확의 기쁜 선물을 준 농부에게 감사하고 역사적인 순교자들을 기억하는 감사와 사랑의 축제를 열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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