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지난달 29일 북한이 발사한 화성-15형은 정상각도 발사시 미 워싱턴까지 도달할 수 있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이라고 답변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도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보유한 미사일 급이며 핵무기를 장착하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이렇게 북한은 우리 정부가 그토록 원치 않았던 레드라인(대북정책이 전환되는 기준선)을 결국 넘어섰다. 이제 자국 영토를 위협받게 된 미국은 강경 노선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졌고, 한국의 영향력도 자연스레 축소되는 등 미래는 더욱 어두워졌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지금처럼 북한이 핵미사일 사용으로 위협하는 경우 첨단 전투기나 미사일로 북의 핵미사일 기지와 발사대를 선(先) 파괴해 버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 방안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우리의 미사일방어 시스템이 아직껏 변변치 못한 수준에 있고, 사드는 추가로 배치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비록 선제조치가 확전의 위험성은 있지만,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은 채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백번 낫다. 죽기만을 기다리는 살찐 집돼지의 운명처럼 그렇게 살아갈 순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이스라엘을 보라. 그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방산업체들을 대형화하고, 구조조정 추진으로 산업경쟁력도 강화하며 방산수출 산업을 키워나갔다. 동시에 자국의 협소한 영토를 감안 ‘방어보다는 선제공격 개념을 적용한 군사전략’으로 고도의 항공전력과 정밀타격 유도무기에 집중했다. 비난도 있지만 어찌 됐든 전술핵급 이상의 핵전력까지 보유하게 됐다. 우리는 도대체 무엇을 한 건가. "수십 년간 북한보다 수십 배나 많은 국방예산을 써오면서 어떻게 전시작전권 하나 운용하지 못할 정도의 군대를 만들어 왔는가 (중략)... 부끄러운 줄들 알아야지"라고 일갈했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은 작금의 국민들 생각과 분노를 정확하게 표현한 내용이 아닐까. 물론 핵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순 없는 일이고, 우리의 안보전략이 공격보다 방위의 개념인지라 비효율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나름 이해가 된다. 하지만 비상식적인 시대와 상황에서는 이스라엘처럼 비상식적인 방식으로 대처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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