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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송원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처장
최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의 관할권을 인천시에 이관하는 게 맞느냐, 틀리느냐를 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어제 오늘의 쟁점도 아닌데 또다시 불거진 건 10월 24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SL공사 국감에서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위원장의 "매년 적자가 수백억 원씩 쌓이고 있는 국가공기업을 지자체에 넘기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 이재현 SL공사 사장이 "제가 보기에도 운영적인 문제는 4자간 같이 합의해서 풀어가야만(하지만)…원활하게 가기 위해서는 국가기관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환경부도 말을 아끼는 이관 문제를 산하 공기업 사장이 반대한 꼴이다. 새 정부 들어 입장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에 휩싸일 만하다. 특히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다 보니 더욱 미묘하다.

# 환경부, 한 입으로 두말하기?

SL공사 관할권 이관 문제는 2015년 초 4자(환경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가 ‘SL공사, 인천시에 이관(국가공사를 지방공사로 전환)’ 등 선제적 조치의 이행을 전제로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연장을 합의할 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주민단체들은 적자 공기업 이관의 타당성과 시의 운영 전문성 부족 등 여러 논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그동안 열린 국정감사에서도 매립 영구화 논란과 SL공사의 이관 타당성 문제는 정치권의 단골 이슈였다. 특히 이번 국감에서 핫이슈로 급부상한데는 이 사장의 공(?)이 큰 가운데 시민단체도 이번 논란을 주제로 토론회를 준비했다가 SL공사와 여당 시의원 등의 불참 통보로 토론회가 무산되자 공사 이관 문제는 더욱 뜨거운 감자가 됐다.

토론회에 참석키로 했던 인천시는 시민단체의 이관 논란 후속대책 요구에 "매립 종료를 위해서는 반입수수료와 반입기준을 정하는 SL공사가 시로 이관돼야 한다"면서 4자 합의에 대한 책임 있는 이행을 위해 환경부, 서울시, 경기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논란의 중심에 선 SL공사와 감독기관인 환경부는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한편 수도권매립지의 중심 쟁점인 매립 영구화를 차단할 핵심적 열쇠가 대체 매립지의 조속한 확보라는 건 잘 알려진 바다. 하지만 환경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대안 없는 서울시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경기도는 침묵으로 관망하고 있다. 똥끝 타는 건 인천시뿐이다. 결국 수도권 쓰레기 정책을 책임 있게 펼쳐야 할 환경부가 대체 매립지 확보는커녕 SL공사 이관 논란도 정리하지 못하다 보니 매립 연장을 즉각 중단하라는 주민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는 거다.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 매립 종료 등 현안, 시민 이익이 잣대!

이에 정부는 먼저 ‘대체 매립지의 조기 확보를 통한 조속한 매립 종료’ 의지를 담은 실천 계획부터 밝혀야 한다. 환경부는 당장 미온적인 지자체 설득에 나서야 하고 SL공사의 이관 타당성에 대한 시시비비도 가려야 한다. 특히 이관 문제는 매립 연장의 선제적 조치였기에 사전에 검증하는 게 옳다. SL공사가 토론회 불참 이유로 삼은 "(이관에 앞서) 공사 노조 및 지역 주민과의 갈등 해결방안 제시 등 인천시가 이행해야 할 선결조건" 추진보다 인천시민의 정당한 권리행사가 우선한다는 거다. 타당성 문제를 사전에 파악해야 다른 조건으로 즉시 대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환경부와 인천시가 대체 매립지 조기 확보와 SL공사 이관 타당성 등에 대한 말 못할 사정을 드러내고, 인천시민과 함께 토론하면 합리적 해법이 나올 거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소모적 정쟁을 경계하면서, 오직 시민의 이익이란 잣대만으로 이들 현안을 풀어나간다면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새 정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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