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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지난 3일 전복사고 발생일 진두선착장 일대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세월호 침몰참사로 해양경찰 지위까지 박탈당했던 해경이 여전히 허점을 드러내 시급한 보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영흥도 낚시어선 충돌당시 허술한 장비관리로 제 때 출동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 3일 오전 6시 9분께 첫 사고 신고를 접수한 해경은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영흥파출소에 출동 지령을 내린다. 해경 영흥파출소는 신고 접수 후 4분여 후인 오전 6시 13분께 구조보트가 정박한 진두선착장에 도착한다. 그러나 해경 구조보트는 바로 출발하지 못하고 13분을 지체했다.

 해경이 시간을 지체한 이유는 어이없게도 구조 보트가 민간 선박 7척에 에워싸였기 때문이다. 이들 선박을 모두 치운 오전 6시 26분에야 현장으로 출발할 수 있었다.

 문제는 진두선착장에 해경 구조보트를 정박할 공간이 없다. 평소 해상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바로 출발할 수 없는 구조다. 어선이 주변에 정박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더구나 인천해양부두에서 출발하는 해난사고 전문 구조대인 인천구조대는 배를 두고 차량으로 영흥 진두선착장까지 이동한 후 민간선박을 이용해 구조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구조대에는 신형과 구형, 총 2대의 고속단정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야간운항이 가능한 신형 고속단정은 고장으로 수리 중이다. 그나마 남은 1대의 구형 고속단정은 현장까지 이동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위험해 결국 육로로 이동한다. 이 때문에 오전 6시 20분 인천을 출발한 구조대는 1시간여인 7시 15분 진두선착장에 도착해 민간 구조선을 탈 수 있었다. 그들이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7시 36분이다.

 촌각을 다투는 시간에 해경은 엉뚱한데서 시간을 보냈다. 그 사이 선창1호에 타고 있던 총 22명 중 13명이 목숨을 잃었고 2명은 실종 상태다. 사망자 중 11명은 선내에서 발견됐다.

 자유한국당 정유섭(부평갑)의원은 "해경 구조보트는 겨우 1.8㎞의 거리에서 37분이 걸렸고, 구조대는 70여 분 후에 도착했는데 이건 기동대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해경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문제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진두선착장이 비좁아 해경 구조보트만 따로 정박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상황"이라며 "신형 보트의 고장 원인은 아직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해양경찰서는 선창1호를 들이받아 전복시킨 급유선(명진 15호) 선장 전 모 씨와 갑판원 김 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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