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윤이란 인물은 삼국지 무대에 나오는 절세의 미녀 초선을 이용해서 동탁과 여포 사이를 갈라놓고 마침내 여포로 하여금 동탁을 죽이게 만든 미인계의 주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명문가 태생으로 십상시의 죄상을 폭로하려다가 옥에 갇히는 수난을 겪은 의협지사였다. 이후 사도(오늘의 부총리) 벼슬에 올랐는데 잔학무도한 동탁이 온갖 만행을 저지르자 꾀를 내어 동탁을 꼬였다.

이때 동탁에게 한 말이 바로 중국의 고대 역성혁명에서 이론적 근거가 되었던 ‘덕(德 )있는 자가 부덕(不德)한 자를 대신하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사고를 빗대어 동탁이 장차 천하를 얻게 되는 건 순리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자 동탁은 입이 헤벌려져 "천명이 내게 오면 나는 왕사도를 원훈공신으로 삼겠소"하며 신뢰를 보냈고 이에 미인계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세상에 어리석은 자가 지혜롭다 하면 좋아하고, 못 생긴 여자를 보고 매력 있다고 하면 반긴다고 하지만 신의도 없고 경세철학도 없는 자들이 권력자가 된다고 하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건 동서고금이 같은가 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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