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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보디아 현지 카지노 내부. /사진 = 연합뉴스
해외 골프여행을 미끼로 재력가들에게 접근한 뒤 외국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도록 해 수억 원씩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서는 5일 공갈 혐의로 총책 김모(64·여)씨 등 4명을 구속하고, 공모(32)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캄보디아에서 카지노를 운영 중인 신모(51)씨를 지명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1~3월 국내에 있는 재력가 A(64)씨와 B(67)씨 등 2명에게 속칭 ‘꽃뱀’을 동원해 친분을 쌓은 뒤 태국 골프여행으로 유인해 일당 중 한 명이 운영하는 캄보디아 카지노 도박장에서 돈을 잃게 한 뒤 3억5000여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A씨 등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뒤 우연을 가장해 A씨 등과 식사하는 자리에 옆자리에 있던 이모(51·여·구속)씨가 자연스럽게 만나도록 해 친분을 쌓도록 했다. 이후 5박 7일 일정으로 태국에서 골프를 즐긴 뒤 국경이 인접한 캄보디아에 있는 신 씨의 카지노 도박장에 데려갔다.

카지노 도박장에서 피해자와 함께 온 이 씨 등이 돈을 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A씨 등도 도박을 즐기게 했고, 이 과정에서 현금이 없었던 A씨 등에게 각각 2억, 1억5천여만 원 상당의 칩을 빌려줬다. 김 씨 일당은 이 과정에서 A씨와 함께 여행 온 일행을 인질로 잡아둔 것처럼 속였다. 이 일행 역시 김 씨 일당이었다. 또 피해자에게 ‘원정 도박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협박해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했다.

이들은 다른 재력가인 B(64)씨를 대상으로도 같은 수법으로 1억5천만 원을 뜯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골프여행 일행들은 A씨가 귀국한 이후 현지에 남아 골프를 즐기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카지노 운영자 신 씨는 인터폴에 적색 수배됐으나 아직 검거되지 않고 계속 비슷한 범행을 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당국과 범죄인 인도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광주=박청교 기자 pc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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