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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순 인천시 계양구의회 의장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 심각한 인구감소로 인해 근원적 위협을 받고 있다. 바로 국가의 근간을 이루는 사실상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는 국민이라는 요소 때문이다. 고령자 비율이 무려 13.8%에 달하며, 앞으로 30년 뒤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35.6%에 달하는 반면,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는 10.1%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여자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은 OECD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

 고령사회는 턱밑에 다다랐고 그 예측치 또한 매년 거듭해서 앞당겨지고 있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그 속도 부분이다. 인구의 질적 구조상의 변화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게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는 변화는 극심한 갈등과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피할 수 없어 보이는 이런 결과와 미래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게 된 원인은 다양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출산율 저하이다.

 출산율 저하의 원인에도 물론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는데 특히나 필자는 여성의 관점에서 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젊은 세대들이 출산을 포기하는 것은 결혼을 포기하는 것과 크게 원인이 다르지 않다.

 특히나 그중 가장 큰 원인을 차지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절망감이고, 자포감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다는 것, 그리고 자기 자신조차 건사하기 힘든 세상에서 내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희망도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세대들이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상황에 있어서 돌이켜보면 이는 상당수 기성세대의 책임이기도 하다. IMF를 거쳐서 다수의 비정규직 중심의 경제구조가 된 것도 어찌 보면 기성세대의 책임이 더 크며, 안정적으로 삶을 만들어 나갈 구조적 환경을 좀 더 마련해주지 못한 것도 이제 막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그 책임을 돌리기에는 너무도 가혹한 일이다.

 최근 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핵심을 ‘인구 5천만 명 사수’에 두며 출산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있다. 사실 정부차원의 지원은 저출산 고령화 극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베이스에 불과할 것이다. 여성들에게는 출산이 장려될 수 있도록 양성평등과 건강한 사회구조가 이뤄져야 할 것이며 현재처럼 직장과 양육의 이중부담을 전가하는 상황에서 여성들에게 출산율을 높여 달라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까울 것이다. 일과 가정, 나아가 육아가 가능한 사회가 되지 않는다면 이 모든 것은 공염불이 될 수도 있다.

 우리와 같은 위기에서 저출산율 극복에 성공했던 타 국가들의 대응 방안을 살펴보면, 양성평등을 생활화하고, 보편적 복지제도를 확충해서 여성들이 일과 가정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여성에게 일자리와 육아를 양자택일하게 만들 수밖에 없는 지금의 구조에서 저출산을 극복하자는 구호나 노력은 배부른 소리일 뿐이다.

 젊은 세대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는 것은 무엇보다 올바른 일자리 공급이다. 그것도 양질의 일자리가 되어야만 한다. 착취당하고 있다고 느껴지는, 그래서 미래가 나아진다고 느껴지지 않는 일자리는 결코 출산율에 도움이 될 수 없다. 오히려 젊은 세대들의 절망만을 가중시킬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선 모든 사회의 역량과 협력이 하나된 마음으로 집중돼야 할 것이다. 위기를 가지고서 대승적인 마음가짐으로 힘을 모아야만 한다. 일례로 인천 계양구 서운동 서운일반산업단지에 추진하고 있는 계양 테크노밸리 도심형 최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 등처럼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들이 하루빨리 탄력이 붙어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이 제공되고 그로 인해서 지역사회가 활력을 찾고 젊은 세대들에게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미래가 그려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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