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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사회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찾아서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2017년 12월 08일 금요일 제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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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모 경인여자대학교 간호학과 교수
변화는 스트레스다. 현대사회는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오히려 빨리 변화해야 하고 그래야 살아남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변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에 속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빨리빨리’라는 말이 몸에 배었다. 한국의 빨리빨리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해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오죽하면 외국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호객하기 위해서 거리의 상인들이 ‘빨리 빨리’를 외치면서 상품을 팔려고 할까.

 우리나라는 인구 변동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경제성장도 초고속이었다. 초고속 경제성장은 세계적 신화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더불어 노인인구 비율이 7%에서 14%로 성장하는데 원래 18년 걸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1년을 단축시켜서 17년 소요됐다. 고령화사회가 고령사회로 이행하는데 일본은 24년, 미국은 73년, 프랑스는 115년 소요돼 우리나라가 단연 세계에서 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14%로 넘어간 시점이다. 우리나라가 이렇게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은 변화에 대응하고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가 인구 변화에 115년 걸려서 적응할 시간을 우리나라는 17년에 준비하고 적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노인인구는 더 빠른 속도로 급증한다.

 앨빈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부의 미래」에서 변화의 속도를 언급했다. 그는 세상이 변화하는데 법과 시스템이 가장 속도가 느리며 시민단체와 비즈니스 세계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했다.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인구변동이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노인에게 맞춰진 시스템이 아니고 ‘빨리 빨리’를 외치는 젊은이들에게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버스를 타는 것, 기다리는 것, 어딘가를 찾기 위해 이정표를 보는 것 등이 노인에게 편리하게 맞춰져 있지 않다. 노인들은 이렇게 빠른 사회에 살아가기가 어렵다. 그러면 젊은이는 빨리 변화하는 사회에 살기가 좋은 걸까? 노인에게 편리한 시스템과 환경은 어린이, 여성, 장애인에게도 편리한 환경이 된다.

 변화는 스트레스다. 일상생활에서 너무 큰 변화를 단시간에 중복해서 경험하면 변화를 감당하지 못해서 만성질환이 생긴다. 몸이 견디지 못해 탈이 나게 된다.

 우리는 모두 너무 빨리 변화하는 사회에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젊은이는 견딜 만한 몸을 가지고 있지만 그들도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언제까지나 건강하게 잘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렇게 빨리 많은 것이 변화하는 사회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추구해야 건강을 유지하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 과학이 발전하고 세상이 뒤집혀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먼저 인지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아직도 우리는 빨리빨리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현상에 중독돼서 기본이 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변하지 않고 사계절이 오는 것, 변하지 않고 아침에 해가 떠서 저녁에는 해가 지는 것, 변하지 않고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것, 이런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변하지 않는 것들이 변화무쌍한 사회에서 우리에게 위안을 주고 안정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변화를 요구하는 사회에서 변하지 않는 것을 찾는 것이 정신적인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래도 노인에게 필요한 제도와 시스템은 노인의 안전과 편이에 맞춰서 빠르게 변화시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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