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사진> 러시아 대통령이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보이콧하지 않고 개인 자격 출전도 막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일단 최악의 사태를 피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7일(한국시간) 러시아의 한 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 대화 중 "우리는 의심의 여지 없이 어떤 봉쇄도 선언하지 않을 것이며, 선수들이 원할 경우 개인 자격으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올림픽 출전을 금지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 발표 하루 만에 나왔다.

러시아 외교부나 체육부가 IOC 발표 후 정식 반응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푸틴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일 만하다.

IOC는 전날 집행위원회에서 국가 주도로 도핑 결과를 조작한 러시아를 중징계했다. 사상 첫 도핑 문제로 한 나라의 올림픽 출전을 봉쇄했고, 약물검사 이력에서 ‘깨끗한’ 선수만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개인 자격으로 평창 땅을 밟도록 조건을 걸었다. 이들은 러시아가 아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라는 특수 집단에 속해 평창올림픽에서 경쟁한다.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 회의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라는 단서를 달긴 했으나 "다시 한 번 말하건대 러시아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하려는 선수들을 막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기에 러시아 선수들이 아예 평창에 오지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12일 올림픽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를 열고 평창올림픽 참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

IOC는 러시아가 징계 요구를 존중하고 잘 수행하면,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 때 러시아 국기 사용 허용과 징계 철회의 여지를 뒀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호응해 보이콧 대신 자국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하는 것으로 IOC와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ROC는 올림픽 회의에서 선수들의 개인 자격 출전을 용인할 공산이 짙다.

동계스포츠 5강 중 하나인 러시아의 불참으로 자칫 ‘반쪽 대회’가 될 뻔한 평창동계올림픽은 러시아의 유연한 결정에 따라 한숨을 돌리게 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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