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1시 10분께 기흥구 고매동 소재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장에서 높이 85m의 타워크레인 중간 지점이 부러져 옆으로 넘어져 작업 중이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날 사고는 크레인을 추가로 한 개 더 높이기 위해 ‘인상작업’을 벌이던 중 기둥이 부러져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사고가 난 타워크레인에 장비 불량 등 설비 결함 여부와 현장 안전수칙이 잘 준수됐는지 등을 중점 조사 중이다.

 이 같은 크레인 사고는 벌써 올해만 세 번째로 발생한 것이다. 지난 10월 10일 의정부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도 타워크레인 해체를 위해 진행한 인상작업을 벌이다 일어났다. 지난 5월 남양주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2명의 사망자와 3명의 부상자를 낸 타워크레인 사고도 인상작업 과정에서 났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앞선 의정부·남양주 사고와 비슷한 유형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후진국형 인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의정부 사고는 경찰 수사가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현재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남양주 사고는 약 5개월에 걸친 경찰 수사 결과 전형적인 인재로 결론이 났다. 순정 부품을 주문하지 않고 철공소에서 제작한 부품을 사용했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24건의 타워크레인 사고로 4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부는 최근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 대책을 발표해 연식이 20년 넘는 노후 타워크레인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이 발견될 경우 책임자를 형사 입건해 처벌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매번 비슷한 사고는 되풀이되고 있다. 강력한 처벌로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일도 이 같은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공사에 뒷전으로 밀려난 우리의 안전의식이 여전히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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