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조성 중인 송도 11공구에 바이오 관련 벤더(협력업체)들이 입주할 수 있는 산업단지를 조성해야 ‘진정한 바이오생태계’가 만들어진다는 목소리가 크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송도 11공구의 개발 및 실시계획을 변경 중’이라는 이유로 업계의 요구에 나몰라 하고 있다.

10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당초 송도 11공구 내에 바이오 관련 기업과 연구소, 학교 등이 모인 ‘수도권 최고의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그러나 매립 조성 중인 이곳에 입주하려는 기업과 기관 등이 많아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 송도 11공구 입주 희망기업과 학교, 기관 등이 요청한 토지는 모두 4.33여㎢에 달한다.

반면, 송도 11공구의 가용용지는 3.33㎢ 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인천경제청은 지난달부터 송도 11공구 전체 12.45㎢와 워터프런트 조성 예정지 등 송도 39.26㎢ 일원(항만 면적 제외)의 개발계획과 실시계획 변경 용역에 들어갔다. 결국 송도 11공구에 바이오 관련 기업을 유치해 산단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용역 결과가 나와 봐야 알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답답한 곳은 지역경제지원단체와 관련 기업들이다. 인천상공회의소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로부터 ‘인천지역 협력업체들에게 최대 50%까지 하청을 맡길 의향이 있다’는 답변까지 받았으나 인천경제청이 몇 달 전부터 송도 11공구에 바이오 관련 산단을 조성해 달라는 건의에 답변이 없다며 내년에 바이오 관련 포럼을 만들어 건의사항을 구체화시킬 계획이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역시 ‘(가칭)바이오 융합 산업기술단지’를 만들어 제조-서비스-판매가 함께 이뤄지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에 차질이 생겼다.

현재 송도에 입주한 바이오 관련 기업·기관은 37개 사에 불과하다. 바이오 생태계를 완성하려면 관련 입주기업이 최소한 100곳은 넘어야 한다.

지난달 30일 열린 ‘송도바이오프론트 심포지엄’에서 홍성용 GE헬스케어코리아 전무는 "대기업 하나에 작은 기업 2∼3곳을 연계해 동반성장하는 시스템이 초기부터 정착했으면 송도 바이오 생태계는 저절로 갖춰졌을 것이다"라고 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취지는 동감하지만 가용용지가 워낙 부족하다"며 "토지이용계획 재배치와 관련한 각 부서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덕현 기자 kdh@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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