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기 좋은 아파트를 선정하는 공동주택 우수 관리단지 인증식 마저 정치색으로 물들고 있다. 최근 최우수 관리단지로 선정된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인증식 행사에 정치인들의 참가를 반대하고 나섰다. 사진은 최우수 관리단지로 선정된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 살기 좋은 아파트를 선정하는 공동주택 우수 관리단지 인증식 마저 정치색으로 물들고 있다. 최근 최우수 관리단지로 선정된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인증식 행사에 정치인들의 참가를 반대하고 나섰다. 사진은 최우수 관리단지로 선정된 인천시 연수구의 한 아파트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내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즘 이상한 행사와 모임이 부쩍 잦다. 인천시가 매년 선정하는 지역 내 공동주택 우수 관리단지 인증식이 그렇다. 예년에는 이 행사에 시장이 아닌 부시장이 인증패만 조용히 전달했다. 올해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 등 정치인들의 ‘얼굴 알리기’ 장(場)으로 변질되고 있다. 공무원 조직은 한술 더 뜬다. 아파트 주민들에게 행사 준비를 종용하고 있다. 당연히 아파트 주민들은 역정을 낸다. 선거판을 빼 닮은 행사에 주민들이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송도 G-타워 내 한 특수목적법인(SPC) 사무실에 대한 얘기도 많다. ‘선거 캠프’ 같다는 말이 흘러 나온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공동주택 우수 관리단지 선정평가위원회를 열고, 올해 최우수 관리단지에 송도더샵그린워크3차 18블록 아파트를, 우수 관리단지에는 삼산타운1단지와 청라골드클래스아파트(1차) 등을 각각 선정했다. 시는 오는 14일 최우수 관리단지로 뽑힌 아파트에서 인증패 제막식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유정복 시장과, 이재호 연수구청장, 민경욱 국회의원, 정창일 인천시의원과 이인자 연수구의회 의장, 이재정·이강구 구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아파트 입주민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인증패 제막식이 선거판 행사로 비춰지는 것을 막기 위한 행동이다. 여기에 시 측에서 행사와 관련해 무리한 요구를 한 데다 주요 참석 내빈이 특정 정당에 치우쳤기 때문이다. 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입주자대표 측에 시장과 구청장, 국회의원, 시·구의원 등이 제막식에 참석하니 다과와 흰 장갑, 코사지, 음향장치 등을 준비하라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민 동원령’까지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입주민 70명 정도가 행사에 참석할 것도 요구한 것이다.

결국 아파트 입주민들은 회의를 열고 이번 행사를 정치인 참여 없는 주민 행사로 소박하게 치루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러면서 입주민들은 시장과 구청장, 국회의원, 시·구의원이 제막식 행사에 참석을 강행할 경우 행사를 거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11일 시에 제출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공동주택 우수 관리단지 관련 예산이 인증패와 표창장 제작만 세워져 있어 아파트 측에 간단한 행사 준비를 부탁했던 것이고, 해당 아파트를 지역구로 둔 의원들만 초청한 것으로 특정 정당에 치우친 정치행사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UN 산하 기구 등이 입주해 있는 송도 G-타워 내 자리잡은 특수목적법인(SPC) 사무실도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근무시간이 끝난 뒤 은밀한 모임이 이뤄지고 있어 서다. 여성들을 중심으로 매일 SPC 대표이사가 회의를 진행한다는 얘기가 사무실 안팎에서 흘러 나온다. 이곳 대표는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곳이 선거 캠프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해당 SPC 대표는 "지역에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은 맞지만 사적 모임은 낭설이다"며 "아직 선거가 많이 남아서 캠프처럼 움직일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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